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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뒤로 날아가 추락한 미사일, 북핵 대응 믿어도 되나

5일 오전 1시쯤 강원도 강릉의 모 부대 쪽에서 큰 불길과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페이스북 영상 캡처

북한의 탄도미사일 도발에 대응해 발사한 ‘현무-2C’ 탄도미사일이 뒤쪽으로 날아가 군부대 골프장에 추락했다. 인명 피해가 없었다지만, 코미디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어이없는 사고다. 한국과 미국은 4일 심야부터 5일 새벽까지 동해상으로 연합 지대지미사일 사격훈련을 실시했다. 첫 번째로 발사한 현무-2C 탄도미사일(사거리 1000㎞)이 예정됐던 동해 방향이 아닌 정반대 방향으로 1㎞ 날아가서 추락했다. 추진체는 탄두가 떨어진 곳의 후방 400m 지점에서 발견됐다고 한다. 군은 사고를 수습한 이후 에이태큼스 미사일(ATACMS·사거리 300㎞) 2발을 쐈고, 주한미군도 에이태큼스 미사일 2발을 정상적으로 발사했다. 군은 “사고 후 미사일 추진제(연료)가 연소하면서 화재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미사일 발사 사고가 처음은 아니다. 2017년 9월에도 군은 북한의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도발에 대응해 ‘현무-2A’ 탄도미사일 2발을 발사했다. 2발 중 1발은 발사 수초 만에 바다에 추락했다. 북한이 최근 5년간 IRBM을 두 번 발사했고, 우리 군은 맞대응 차원에서 두 번 현무 미사일을 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두 번 모두 사고가 발생했다. 현무 미사일은 유사시 북한 핵·미사일 시설을 파괴하는 ‘킬체인’에 동원되는 우리 군의 핵심 전력이다. 군이 북한 도발에 제대로 대응할 능력이 있는지 의문이 생길 수밖에 없다. 군은 “현무-2C는 올해 북한 탄도미사일 도발에 대응해 3차례 대응 사격에 동원됐는데 앞서 2번은 문제없이 진행됐다”고 밝혔지만, 국민 신뢰를 얻기엔 부족하다.

군은 국방과학연구소(ADD), 생산업체 등과 합동으로 사고 원인을 조사키로 했다. 기술적인 문제인지, 운용 능력의 문제인지, 훈련 부족이 원인인지 파악해야 한다. 훈련 중 벌어지는 사고를 탓할 수만은 없다. 아무리 많이 점검해도 사고는 일어날 수 있다. 그러나 5년 전과 비슷한 사고가 재발한 것은 문제다. 5년 전 사고가 발생했을 때 원인 파악과 대책 마련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얘기 아닌가.

사고를 수습하는 군의 대응도 안이했다. 사고 지점과 가까운 강원도 강릉 일대 주민들은 심야에 폭발음과 화염으로 불안에 시달렸다. 탄두가 발견된 곳의 남쪽 700m 지점에는 민가가 있었다. 자칫하면 인명 사고로 이어질 뻔했다. 주민들의 문의와 신고가 관공서에 쇄도했으나 군은 제대로 된 설명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사고 수습도 중요하지만, 국민을 안심시키는 것도 군의 중요한 책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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