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시사 > 전체기사

이재용·손정의 만났다… ARM 중장기 협력 방안 논의한 듯

삼성전자 서초사옥서 만찬·회동
두 회사 최고경영진도 함께 참석
지분 매각 등 협의는 오가지 않은 듯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이 2019년 7월 국내 기업 총수들과의 만찬 회동을 위해 서울 성북구 한국가구박물관으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이 지난 4일 전격적으로 만났다. 소프트뱅크의 자회사인 영국 ARM을 둘러싸고 중장기 협력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ARM은 세계적인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기업)이다. 이번 만남에서는 인수·합병(M&A)을 둘러싼 지분 매각, 인수 컨소시엄 구성 같은 구체적 결론이 나오지 않았다. 다만 삼성전자 측이 M&A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어 가능성은 열려 있는 상태다.

5일 재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과 손 회장은 전날 삼성전자 서울 서초사옥에서 만나 만찬을 겸한 회동을 저녁 늦게까지 가졌다. 경계현 삼성전자 DS(반도체)부문장, 노태문 삼성전자 MX(모바일)부문장, 르네 하스 ARM 최고경영자(CEO) 등이 함께한 것으로 전해졌다.

손 회장은 삼성과 ARM의 중장기적이고 포괄적인 협력 방안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진다. 손 회장은 지난 1일 서울 방문을 앞두고 가진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삼성과 ARM의 전략적 협력을 논의하고 싶다”고 했었다. 이 부회장 역시 지난달 21일 해외 출장을 마치고 귀국하는 길에 기자들을 만나 “손 회장이 서울에 오면 뭔가 제안을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지분 매각 등의 협의는 구체적으로 오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공개(IPO) 참여 관련한 논의도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 입장에서 현재 ARM의 기업가치가 지나치게 높게 평가됐고, 독자 인수도 사실상 불가능해 시너지를 낼 다른 방안을 찾는 데 집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재계 일부에서는 삼성전자가 ARM 인수에 적극적이지 않다고 판단한다. ARM 매각과 관련해 조급한 쪽은 손 회장이다. 손 회장이 운영하는 비전펀드는 잇따라 투자 실패를 겪었다. 지난 2분기에 소프트뱅크 창사 이래 분기 기준으로 최대 적자를 기록하기도 했다. 우버와 알리바바 등의 지분을 매각해 투자 손실을 줄이는 처지다.

소프트뱅크는 최근 ARM 주식을 담보로 대규모 차입금을 유치해 자금을 조달했다. 그만큼 자금 사정이 녹록지 않아 ARM 매각을 통한 ‘부활’을 추진해야만 한다. ARM의 시장 영향력이 점점 떨어지고 있어 시간이 지날수록 가치가 떨어질 수 있다는 점도 손 회장을 조급하게 만든다.

삼성전자는 ARM과 관련한 모든 논의 과정을 비밀로 유지하면서도 ‘M&A 가능성’을 열어뒀다. 한종희 삼성전자 DX부문장(부회장)은 5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한국전자전(KES 2022)에 참석해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M&A가 활성화해야 서로 성장하고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ARM 인수설에 열린 입장을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전성필 기자 feel@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국민일보 신문구독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