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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달러’ 환율 방어에… 9월 외환보유액 197억달러 소진

금융위기 이후 14년 만에 최대폭
한은 “외환보유액 충분” 강조
대외건전성 악화 등 부작용 우려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위변조대응센터에서 6일 한 직원이 달러화를 정리하고 있다. 이날 한국은행에 따르면 9월 말 기준 한국의 외환보유액은 전달보다 196억6000만 달러 감소한 4167억7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연합뉴스

지난달 한국 외환보유액이 전달보다 200억 달러 가까이 급감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10월 이후 14년 만에 가장 큰 감소 폭이다. 외환 당국이 달러 대비 원화 가치 급락을 방어하기 위해 시중에 달러화를 풀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은 “외환보유액은 충분하다”면서 금융시장 불안감을 달래고 있다. 하지만 환율 급변동 리스크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6일 한국은행의 외환보유액 통계에 따르면 9월 말 기준 외환보유액은 4167억7000만 달러로 전달보다 196억6000만 달러 감소했다. 2008년 10월(274억 달러 감소) 이후 13년11개월 만에 최대 감소 폭이다. 올해 외환보유액은 3~6월 감소세를 보이다가 7월 소폭 반등한 뒤 8월부터 2개월 내리 감소세를 나타냈다.


한은은 이례적으로 브리핑을 열고 시장 우려를 진화하는 데 안간힘을 썼다. 오금화 한은 국제국장은 “세계 외환보유액 순위에서 우리나라가 9위에서 8위로 올랐다”면서 외환위기 우려를 일축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이날 기재부 기자실을 찾아 “(당국이 시장 안정을 위해) 일부 대응을 했고 이 과정에서 외환보유고가 감소했다”며 “상대적인 비율로 보면 (감소폭은) 낮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외환보유액 대비 감소 비율은 4.5%로, 역대 32번째 수준에 불과하다는 얘기다.

문제는 최근 ‘킹달러’ 현상 가속화에다 국제유가 반등세,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등에 따른 환율 변동성이 커졌다는 점이다. 원·달러 환율 급등은 국내 자본 유출 압력을 높이고 기업 재무 구조를 악화시킬 뿐 아니라 국내 물가 를 더 끌어올릴 수 있다. 가뜩이나 무역적자가 쌓이는 상황에서 당국이 달러화를 푸는 방법만으로는 한국의 대외 건전성 악화 등 부작용을 일으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외환시장 안정을 위한 한·미 통화 스와프 추진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면 대안을 찾아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박해식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현재는 시장 안정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각국 중앙은행에서 보유한 미국 국채를 담보로 달러화 대출을 해주는 ‘환매조건부 달러화 대출’ 활용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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