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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연기금 마진콜에 “국민연금은 괜찮냐” 불안감

부자 감세안 후폭풍 잇따라
영국 연기금 대규모 청산위기
국민연금 순손실 올해만 45조

코스피와 코스닥이 이틀 연속 연저점으로 추락한 23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이 업무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 전 세계 금융시장을 혼란에 빠뜨린 뒤 철회된 영국의 부자 감세안 후폭풍이 잇따르고 있다. 특히 혼란 속에서 영국 연기금이 대규모 청산 위기까지 몰렸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한국의 국민연금공단 투자에 대한 우려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국민연금공단은 증시 폭락 영향으로 올해에만 조 단위 투자 손실을 기록 중이다.

6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복수의 영국 연기금은 운용하는 2435조원 규모 부채연계투자(LDI)에 대해 마진콜을 받았다. 마진콜은 선물거래를 위해 예치한 증거금이 가치 하락 등으로 모자랄 경우 추가 증거금을 요구하는 조치다. 증거금을 더 채우지 못하면 얼마 안 가 선물거래가 자동으로 종료(청산)된다.

문제의 시작은 영국 연기금이 별다른 의심 없이 대규모 레버리지 거래를 관행적으로 해왔다는 점이다. LDI는 영국 국채를 4배 레버리지로 거래할 수 있는 상품이다. 수십년 후 만기가 도래하는 국채를 단순 보유하고 있는 대신 유동성을 창출해 위험자산에 투자, 수익률을 올릴 수 있다는 장점 있다. 하지만 지금과 같이 국채 금리가 급등하는 상황에서는 손실 가능성이 커진다. 국채 금리와 가격은 반대로 이동하는 탓이다.

금융 강국으로 불리는 영국에서 이 같은 일이 발생했지만 다행히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에서 공개하는 포트폴리오를 보면 주식·채권 레버리지투자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다만 영국 연기금 위기를 불러온 자국 통화가치 하락 문제는 한국 연기금도 피할 수 없다.

영국 연기금의 위기는 근본적으로 파운드화 가치가 폭락하면서 생긴 현상이다. 지난달 초까지만 해도 1파운드당 1.1542달러에 달했던 환율은 26일 1.0696달러까지 폭락했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 중반까지 치솟는 등 위기 상황이다.

지금같은 기세로 원화가치가 하락하면 국내주식을 대규모로 보유한 국민연금은 앉아서 손실을 보는 셈이다. 명시된 포트폴리오 목표에 따라 일정 비율로 기보유한 채권도 금리 인상기에는 가치가 수직하락한다.


실제 증시가 얼어붙으며 국민연금 순손실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국민연금공단 공시에 따르면 7월 말 기준 국민연금 보험료 수입금을 제외한 순손실금액은 45조원까지 확대됐다. 국민연금공단이 운용하는 금액은 지난 7월 말 기준 915조9000억원에 달한다. 운용 수익률은 2019년(11.31%) 정점을 찍은 뒤 2020년(9.70%) 2021년(10.77%)를 거쳐 올해는 4.69%(7월말 기준)를 기록 중이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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