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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사지점이 다 다르다… “北미사일 선제타격 거의 불가능”

한·미 미사일 탐지·추적 능력 시험
고도·거리·속도 조절해가며 발사

린다 토머스-그린필드(가운데) 주유엔 미국대사가 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안전보장이사회 공개회의에서 연설하고 있다. 이날 안보리는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소집됐지만 중국과 러시아가 대응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결론 없이 산회했다. AP연합뉴스

북한이 지난달 25일 단거리탄도미사일(SRBM)을 쏘아 올린 이후 6일까지 총 6차례 미사일 도발을 감행했다. 발사 지점을 바꿔가며 이틀에 한 번 꼴로 무력시위에 나선 것이다. 단기간에 여러 곳에서 서로 다른 기종의 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한·미의 탐지 역량에 부담을 주면서 ‘선제타격’을 어렵게 만들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통상 날씨가 맑은 오전 시간대에 미사일을 발사했던 것과 달리, 이번엔 주·야간을 가리지 않고 쐈던 점도 이런 분석에 힘을 더한다.

북한은 최근 평북 태천(9월 25일), 평남 순안(9월 28일·10월 1일), 평남 순천(9월 29일), 자강도 무평리(10월 4일), 평양 삼석(10월 6일)에서 미사일을 쐈다. 모두 이동식발사대(TEL)가 동원됐다.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와 초대형 방사포(KN-25) 등 대남타격용 단거리탄도미사일을 고도와 거리, 속도 등을 조절해가며 발사했다.

북한이 다양한 환경에서 미사일 운용 능력을 검증하는 동시에 한국의 방어체계를 뚫기 위해 도발 빈도를 높이는 것으로 분석된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북한이 의도적으로 상이한 곳에서 발사하는 것은 한·미 정보당국의 탐지를 어렵게 만드는 기만행위”라며 “서로 다른 장소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다종의 미사일을 섞어 쏠 경우 도발 징후를 미리 포착해 선제타격하기는 거의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200여대 보유한 것으로 추정되는 이동식발사대를 북측 전역에서 가동한다면 이를 전부 탐지하기는 어렵다”며 “쏘고 나서야 대응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동식발사대는 고정식 발사대와 달리 감시를 피해 이동이 가능하다. 북한이 모조품 미사일과 이동식발사대를 배치하고, 다른 곳에 실제 미사일을 배치하는 기만전술을 쓰면서 혼란을 줄 가능성도 있다.

북한이 여러 장소에서 ‘섞어쏘기’에 나선 것을 두고 실전 배치된 무기의 운용성을 과시하기 위함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북한이 기존에 무기 제원을 밝히며 개발 과정을 공개적으로 과시했다면 최근엔 양산·배치·실전화된 무기를 중심으로 운용성을 보여주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평가했다.

정우진 기자 uz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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