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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서울청장·용산서장실 압수수색 생략, 초동 수사도 부실하다

지난 2일 서울 용산경찰서에서 압수수색을 마친 경찰 특별수사본부(특수본) 관계자가 청사에서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이태원 참사의 초동 수사도 부실하다. 경찰 수사는 참사 원인을 규명하고, 책임 소재를 가리는 데 매우 중요하다. 향후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기 위한 정부 정책에도 영향을 미친다. 경찰 특별수사본부가 지난 2일 서울경찰청과 용산경찰서, 용산구청, 용산소방서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인 것은 그런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 그런데 특수본은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실과 이임재 용산서장실은 압수수색하지 않았다. 아예 처음부터 압수수색영장 신청 대상에 포함하지 않았다. 두 사람은 내부 감찰 대상이어서 압수수색을 할 필요가 없었다는 설명이다. 납득할 수 없다.

두 사람은 참사 전후 경찰 인력의 배치, 참사 초기 구조 활동의 지휘와 지원, 재난 상황의 전파 등을 책임지는 지휘관들이었다. 참사 초기 경찰의 대응이 부실했고, 구조 활동이 차질을 빚었던 이유와 과정을 파악하기 위해서라도 압수수색이 필요했다. 박희영 용산구청장실에 대한 압수수색은 실시하면서 초동 대처의 역할과 책임이 훨씬 큰 일선 경찰 지휘부에 대한 압수수색을 생략한 것은 제 식구 감싸기로 비칠 소지가 있다. 감찰이 수사의 방패막이었던가.

참사 초기 경찰의 초동 대처는 미스터리다. 어떻게 그 많은 112 신고를 묵살하고 부실하게 대응했는지, 왜 당직인 상황관리관은 자리를 비웠고, 참사 현장의 경찰서장은 상급자인 서울경찰청장에게 보고하는 데 1시간21분이나 걸렸는지 의문투성이다. 치안 총수가 언론사보다 늦게 알고, 재난 대응 주무장관인 행정안전부 장관이 대통령보다 사태 파악에 늦어야 할 이유가 없다.

행안부 장관은 국가안전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재난 관리를 위한 각종 위기관리 매뉴얼의 작성·운용 실태를 점검해야 할 책무가 있다. 경찰청장은 국민의 생명과 신체를 보호하는 전국 경찰관을 지휘하는 위치에 있다. 부실한 초동 대처에 대한 책임이 크다. 이들뿐 아니다. 서울시장, 용산구청장은 재난안전법상 재난 대응 조직을 구성하고 정비해야 할 책무가 있다. 부실한 경찰 수사에만 의존해서는 재난관리책임기관들이 제 역할을 했는지 알기 어렵다.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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