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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로 알리흘라] 뇌성마비 팬 위해 세리머니… 이란 인권 시위에 연대표시도

잉글랜드 그릴리시 독특한 몸짓
이란팀은 국가 안 부르고 침묵

잉글랜드 축구 대표팀 잭 그릴리시가 21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의 칼리파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월드컵 조별리그 B조 이란전에서 월드컵 데뷔골을 넣은 뒤 양 팔을 좌우로 뻗는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21일(한국시간) 잉글랜드와 이란의 2022 카타르월드컵 조별리그 B조 1차전. 잉글랜드 대표팀 잭 그릴리시가 후반 30분 교체투입되며 칼리파 인터내셔널 스타디움 그라운드를 밟은 지 14분 만에 자신의 월드컵 데뷔골이자, 승부에 쐐기를 박는 팀의 6번째 골을 성공시켰다.

이후 기묘한 세리머니가 이목을 집중시켰다. 동료들과 기쁨을 나눈 그는 잠시 후 그라운드에 서서 양팔을 어깨 옆으로 나란히 뻗치더니 지렁이처럼 꿈틀꿈틀 대는 듯한 몸짓을 했다.

영국 더선 등 현지언론들은 이 세리머니가 뇌성마비를 앓고 있는 11세 소녀팬 핀레이와의 약속을 지킨 것이라고 전했다. 핀레이는 그릴리시의 여동생 역시 자신과 같은 장애가 있다는 것을 알고 그에게 편지를 썼다. 편지를 받은 그릴리시는 카타르로 향하기 전 핀레이를 찾아 월드컵에서의 골 세리머니를 약속했고, 핀레이가 양팔을 펴 좌우로 펴 꿈틀대는 몸짓을 선보이며 같은 동작의 세리머니를 요청한 것이다.

그릴리시는 경기 후 소셜미디어에 자신의 세리머니 사진과 함께 “핀레이 너를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핀레이는 BBC라디오 인터뷰에서 핀레이는 “나의 최고의 친구예요. 사랑해요 그릴리시”라고 마음을 전했다.

이란 대표팀이 경기 전 국가가 연주될 때 자국 내 '히잡 의문사'로 촉발된 반정부시위에 대한 연대표시로 침묵하고 있는 모습. 신화연합뉴스

○…이란 대표팀은 이날 잉글랜드 경기 전 국가가 울려 퍼질 때 침묵했다. 앞서 국가를 따라부르던 잉글랜드 대표팀과는 대조되는 모습이었다. ‘히잡 의문사’로 촉발된 이란의 반정부시위를 지지하고, 정부의 유혈진압을 규탄하기 위한 연대표시다.

대표팀 선수들의 침묵에 이란 국영TV는 생중계를 돌연 중단했다. 현지 매체들은 기술적 문제로 중단한 것은 아니라고 전하며, 의도적으로 선수들의 침묵 장면을 보여주지 않기 위한 결정인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AP통신은 “국제대회에서 이란 선수들은 보통 가슴에 오른손을 얹고 국가를 부르지만 이날은 서로의 어깨에 팔을 두른 채 조용히 서 있었다”며 “이란 국영 TV는 선수들의 얼굴 클로즈업 대신 경기장 전경으로 화면을 돌렸다”고 전했다.

일부 팬들은 이란 내 반정부시위 구호인 ‘Woman Life Freedom(여성 삶 자유)’ 문구가 적힌 티셔츠를 입거나 팻말을 들었고, 최근 이란 당국에 의해 사망한 여성 시위자의 이름이 적힌 티셔츠를 입은 이들도 있었다. 경기 시작 후 22분에는 히잡 미착용으로 구금됐다가 의문사한 22세 이란 여성 마흐사 아미니의 이름이 연호됐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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