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살만도 눈독 ‘수소 에너지’… 선진국과 기술 격차 해소 과제

생태계 조성·산업 육성·기술 개발
정부, 3가지 분야 정책 방향 ‘초점’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겸 총리가 한국 정부에 수소 에너지 협력을 요청하면서 ‘수소경제’에 청신호가 켜졌다. 빈 살만 왕세자가 방한 중 한국 기업들과 다수의 수소 인프라 분야 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한 점도 이 평가에 무게를 싣는다. 다만 수소가 미래 먹거리인 동시에 에너지 안보의 중추가 되려면 내실을 다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선진국과의 수소 기술 격차를 좁히기 위한 ‘속도전’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정부 차원의 밑그림은 이미 그려져 있다. 정부는 지난 9일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새 정부 첫 수소경제위원회를 열고 향후 수소 정책 방향을 심의·의결했다. ‘수소 생태계 조성’과 ‘수소 산업 육성’ ‘수소 기술 개발’ 3가지 분야에 초점을 맞췄다.

수소경제 관련 정책을 보다 구체화한 점이 눈에 띈다. 수소 생태계 조성을 위해서는 현재 200대 정도인 수소버스·트럭 등 상용차 보급을 대폭 확대한다. 내년까지 버스 700대, 트럭 220대를 보급한다는 계획이다. 수요처도 다변화하기로 했다. 2028년부터 액화천연가스(LNG) 발전 시 LNG와 수소를 일정 비율로 섞은 연료를 쓰도록 할 계획이다. 수소연료전지 발전으로 생산한 전기를 구매하는 수소 입찰시장도 내년 상반기 중 개설한다.

수소 산업 육성도 병행한다. 이미 경쟁력을 갖춘 수소차 외에 수소트램, 수소선박 등 상용화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수소트램은 빈 살만 왕세자가 관심을 둔 분야 중 하나다. 방위산업과도 연계한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수출 대박’을 터뜨린 국산 무기 체계에 수소연료전지 등을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인력 양성 측면에서는 2030년까지 수소학과 20곳, 수소융합대학원 5곳을 설립하기로 했다. 수소 생산과 저장·운송 등 한국이 상대적으로 약한 분야 기술 개발을 위한 노력도 병행한다.

이상적인 구상이지만 장밋빛 평가를 내놓기에는 아직 부족한 부분이 있다. 수소 생산이나 저장·운송 기술은 경쟁국보다 3~7년 뒤처진 상태다. 한 예로 액화수소 수송선의 경우 정부는 2029년에나 시범선을 건조한다는 계획이다. 일본이 올해 이미 실증에 성공했다.

수소 생태계 구축에 필수인 해외 수소 생산국과의 연계도 아직은 미비하다. 노르웨이와 독일이 이 과제와 관련해 지난 3월부터 협업을 시작했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22일 “일단은 정책을 잘 실행하는 게 중요하다. 대량의 수소 공급과 인프라 구축 등 과제를 잘 해결해 나가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신준섭 기자 sman32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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