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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과도한 요구 내걸고 총파업하겠다는 화물연대 설득력 없다

화물연대 총파업을 이틀 앞둔 22일 오전 경기도 의왕시 내륙컨테이너기지(ICD)에서 화물차들이 오가고 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는 안전운임제 연장을 촉구하며 24일부터 총파업에 들어간다. 연합뉴스

물가 급등과 금리 인상, 역대 최대 규모의 무역수지 적자 등 암울한 경제 상황에서 민주노총 산하 화물연대가 내일부터 총파업에 돌입한다. 화물연대 파업은 전국 항만과 산업시설의 마비로 이어져 국가 경제에 타격이 불가피하다. 우려스러운 일이다.

화물연대 요구사항의 핵심은 ‘안전운임제’ 지속이다. 안전운임제는 과로와 과속 등을 막기 위해 화물 노동자에게 필요한 최소한의 운송료를 보장해 주는 제도다. 그보다 적은 돈을 주는 화주에게는 과태료를 부과한다. 3년 시한으로 올해 말 종료될 예정이다. 화물연대는 지난 6월 안전운임제 지속 및 품목 확대 요구를 내걸고 파업에 돌입했다. 당시 피해 규모가 2조원에 달했다. 노조는 국토교통부와 관련 논의를 이어가기로 합의하고 파업을 끝냈다. 하지만 5개월이 지나도록 아무 진전이 없었다. 여야는 정쟁에 휩싸여 이 문제를 다루지 못했고, 정부는 조정 능력을 상실했다. 화물연대의 파업 강행에는 정부의 책임도 있다는 뜻이다. 당정은 파업이라는 발등의 불이 떨어진 22일에야 일몰제 3년 연장을 추진하겠다고 나섰다. 하지만 품목 확대는 불가하다고 했다. 화물연대는 적용 품목을 더 확대하라며 파업 강행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화물연대 이외에도 민주노총 산하 단체의 총파업이 줄줄이 예고돼 있다. 오늘 공공운수 파업을 시작으로 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 전국공무원노조, 서울교통공사 노조, 전국철도 노조가 잇달아 파업에 들어간다.

파업은 노동자의 정당한 권리이지만 지금은 때가 안 좋다. 한국 경제는 외환위기 이후 최악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수출로 먹고사는 나라에서 무역수지는 8개월째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지난 9월 2.2%로 제시한 내년 한국 성장률 전망치를 1.8%로 하향 조정했다. 고금리·고환율로 시름이 깊은 산업계뿐 아니라 잇따른 시위로 국민 불편도 가중된다. 국무총리의 말대로 “아슬아슬하게 버티고 있는 경제에 찬물을 끼얹는 일”이다. 국민의 동의를 얻기 힘들다. 지금은 노사정 모두 비상한 각오로 고통 분담에 나서야 한다. 화물연대는 파업을 철회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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