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개인정보 강제 논란 카카오모빌리티 “개발자 실수” 입장 번복

“필수 동의 문제없어” 기존 말 바꿔
개인정보위 “실질적 피해 없었다”
별도 제제 없이 카카오 손 들어줘

카카오모빌리티의 카카오T 앱을 활용해 현대자동차의 자율주행차인 아이오닉5 로보라이드 차량을 호출하는 모습. 카카오모빌리티 제공

카카오모빌리티가 제3자인 기업에 개인정보를 제공하는 항목에 이용자들이 필수로 동의하도록 하면서 빚어진 논란을 놓고 “개발자의 실수”였다는 입장을 정부 측에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민감정보가 아니라 필수 동의를 받는 것에 문제가 없다”는 기존 입장을 바꾼 것이다. 개인정보위원회는 카카오 측에서 “과도한 개인정보 수집이었다”고 인정했음에도 ‘실질적인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다며 별도 제재 없이 사안을 마무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희곤 국민의힘 의원실이 개인정보위로부터 ‘카카오모빌리티의 개인정보 제3자 제공 동의 강제 논란’(국민일보 11월 18일자 18면 기사 참조)과 관련해 받은 답변에 따르면 카카오 측은 ‘개발자의 실수였다’는 해명을 개인정보위에 전했다. 개인정보위는 “카카오T는 ‘자율주행차량서비스’ 담당자 및 관련자를 대상으로 개인정보 제3자 제공 동의를 필수 동의로 받을 계획이었으나, 개발자 실수로 전체 이용자에게 공개됐다고 소명했다. (전체 공개를) 인지한 후 원래 동의받는 화면으로 원상복구했다고 한다”고 전했다.


카카오 측의 이런 입장은 처음 논란이 불거졌을 때와 정반대다. 카카오 측은 “제3자 제공에 필수 동의를 받은 개인정보는 민감정보가 아니다. 향후 일반시민 대상 자율주행 서비스로 확대하는 방안을 계획 중이라 택시 서비스 이용자를 대상으로 개인정보 제3자 제공 동의를 진행했다”면서 공식적 업무 과정이었다고 설명했었다.

카카오 측에서 문제 소지가 있음을 인정했는 데도 개인정보위는 사실상 카카오 측의 손을 들어주기도 했다. 개인정보위는 “해당 개인정보는 기존에도 택시기사에 전달되던 이용자의 개인정보다. 현대자동차 등에 제공해야 하는 필수 정보로 볼 여지가 있다”면서 “실제 자율주행차량서비스 이용자는 존재하지 않아 개인정보가 제공된 사실은 없다”고 했다. 모든 이용자에게 제3자 제공에 대한 필수 동의를 받은 행위 자체는 문제지만, 이에 따른 실질적 피해는 발생하지 않아 제재를 가할 수 없다는 판단이다. 개인정보위 관계자는 “개인정보 최소 수집 원칙은 있지만, 제3자에 제공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동의를 받아 제공할 수 있다’라고만 규정하고 있어 (제재하기엔) 모호하다. 카카오 측이 이용자의 개인정보 침해행위를 하는지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카카오모빌리티가 사업과 무관한 개인정보를 동의 없이 수집한 것을 인정했는 데도 ‘원복하였다’는 소명만 듣고 개인정보위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은 의아하다. 현재 신기술 발전 등으로 개인정보 침해사고가 급증하고 있고, 개인정보 자기 결정권 보호의 중요성이 증대되고 있음에도 개인정보위가 안일하게 대처했다”고 꼬집었다.

카카오T 앱에서 현대차 등에 개인정보 제3자 제공 동의를 받는 알림창은 사라진 상태다.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제3자 정보제공 동의를 전체 이용자를 대상으로 받는 것은 과도할 수 있다는 점을 내부 논의를 거쳐 인정하고 조치를 취했다”고 말했다.

전성필 기자 fee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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