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회생 종목들 ‘봄날’은 짧았다

반짝 상한가, 이후엔 내리막길
고점에 물린 투자자들 장탄식

지난달 13일 서울 종로구의 한 전광판에 신라젠 주가가 표시돼있다. 연합뉴스

주식시장이 냉각되면서 오랫동안 거래 정지된 뒤 거래가 극적으로 재개된 기업들의 주가도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돈이 묶인 채 거래재개만 손꼽아 기다린 투자자들 속은 시커멓게 타들어 가고 있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13일 2년5개월 만에 거래재개에 성공한 신라젠은 거래재개 첫날부터 상한가를 기록했다. 거래재개 둘째 날인 14일에도 상한가를 연속으로 기록했다. 하지만 이후 완만한 하락세를 그리다가 지난 16일에는 9050원까지 떨어졌다. 거래 재개된 이후 한 달 만에 37.6%가 빠진 것이다.


지난달 25일 거래 재개된 코오롱티슈진도 상황이 비슷하다. 거래재개 첫날 상한가를 기록해 2만850원까지 수직 상승했지만 이후 6거래일 연속으로 하락하는 등 1만1150원(-53.5%)까지 주가가 빠졌다. 제약사 큐리언트의 경우 직전 거래가 3만300원에서 반토막 난 1만5450원에 거래를 재개해 현재 8900원까지 빠진 상태다.


오랫동안 거래재개를 손꼽아 기다린 주주들은 아쉬운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신라젠의 경우 거래정지 전 고점이 10만원을 훌쩍 넘어선다. 극적으로 거래 재개에 성공했음에도 고점에 물린 이들은 10분의 1도 복구하지 못한 셈이다. 신라젠 소액주주 단체 자체 조사에 따르면 대부분 기존 주주들의 평균 매수가는 3만원대에 형성돼 있다. 올해 상반기 말 기준 신라젠 소액주주는 16만5483명이었다.

거래재개 시점에 따라 주주들의 희비가 엇갈리기도 했다. 지난해 거래 재개된 세우글로벌, 흥아해운, 내츄럴엔도텍 등의 주가를 보면 신라젠·코오롱티슈진과 마찬가지로 급등 후 하락세를 보였다. 하지만 지난해까지만 해도 시장에 유동성이 훨씬 풍부하던 탓에 거래정지 직전 대비 재개 후 상승 폭은 3~4배 수준까지 치솟았다. 거래정지 직전 1035원에 거래되던 흥아해운은 거래재개 직후인 지난해 9월 5750원까지 치솟았다. 내츄럴엔도텍도 2525원에서 1만1050원까지 4배 이상 뛰었다. 반면 올해 거래 재개된 주식 중에는 재개 후 2배 상승도 하지 못한 종목이 대부분이다.

전문가들은 “거래재개 직후에는 급등락세가 반복되는 만큼 시간을 두고 투자 여부를 선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한 번 거래정지가 됐던 종목들은 그 사유가 해소된 이후에도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심리적인 위험요소로 남아있기 때문에 기존 주가 회복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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