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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국정조사 여야 합의… 진상 밝히고 협치로 이어져야

주호영(왼쪽)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3일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실시에 대해 합의한 뒤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야가 ‘용산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한 국정조사’ 실시에 합의했다. 내년도 예산안을 먼저 처리한 뒤 실질적인 국정조사에 돌입한다는 게 골자다. 예산안 처리 후 실시라는 큰 틀에 동의했어도 국정조사 기간과 대상 때문에 난항을 겪을 것이라는 예상을 깬 신속한 합의다. 여야는 또 정부조직법 등 그동안 대립했던 법안 처리를 위한 정책협의체와 지난 대선에서 공통적으로 공약했던 정책과 법안을 입법화하는 추진단 구성을 약속했다. 비록 158명이 숨진 국가적 참사가 계기가 됐지만 여야가 서로를 헐뜯는 정쟁에서 벗어나 한 발씩 양보해 타협을 이뤘다는 점은 바람직하다. 국민들은 정치권이 지긋지긋한 정쟁을 중단하고 경제·안보 위기를 협치를 통해 극복하기를 바라고 있기 때문이다.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는 다시는 이런 참사가 발생하지 않도록 우리 사회의 안전 시스템을 한 단계 높이는 게 목적이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국회가 나서 진상을 낱낱이 규명하고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라는 게 국민의 준엄한 명령”이라고 말했다. 맞는 말이다. 국회는 무엇보다 서울 도심에서 벌어진 대형 참사를 왜 막지 못했는지 원인을 찾는데 주력해야 한다. 그동안 국회 현안질의를 통해 경찰뿐 아니라 서울시와 용산구 등이 핼러윈을 앞두고 10만명 넘는 인파를 예상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하지만 그 우려는 말로 끝났을 뿐이었다. 어떤 조치도 실행되지 않았다. 사고 직후 경찰, 소방서를 비롯한 관련 기관의 대처에 문제가 없었는지도 따져야 한다. 수사기관인 경찰청 특별수사본부는 법적 책임을 묻는 데 주력할 수밖에 없다. 국회는 그렇게 될 수밖에 없었던 법·제도의 맹점과 시스템 운용의 잘못을 찾는데 주력해야 한다. 그래야 제대로 된 재발방지책이 나온다. 세월호 참사 이후에도 바뀐 것은 전혀 없다는 한탄을 새겨 들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집권여당의 적극적 자세가 절실하다. 실망스럽게도 지금까지 국민의힘은 소극적 자세로 일관했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사퇴해야 한다는 여론을 무마하고 책임질 위치에 있는 공직자들을 옹호하는 데 급급했다. 이제는 국회 본연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며 적극적으로 동참해야 한다. 국정조사를 정쟁의 도구로 삼지 않겠다는 민주당의 의지도 중요하다. 윤석열정부의 실정을 부각하거나 정권 퇴진 운동의 빌미로 삼으려는 국정조사는 곤란하다. “국가는 어디서 무엇을 했느냐”는 유족들의 절규를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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