公자금 굴레 벗은 수협은행, 부실 위험 PF 대출 늘려왔다

지식산업센터 등 비주거용 부동산
관련 비중 큰 폭 늘어 작년 31%로
경기침체 속 ‘금융지주’ 꿈 난항 우려


최근 7000억여원의 공적자금 굴레를 벗은 수협은행이 물류센터, 지식산업센터 등 비주거용 부동산에 대한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비중을 꾸준히 늘려온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경기 침체 국면에서 부실 리스크가 높은 대출 비중을 크게 늘린 것이다. PF 대출금 회수가 어려워질 경우 비은행 금융사를 인수해 금융지주를 완성한다는 수협 계획도 난항을 겪을 전망이다.

23일 국민일보가 입수한 수협은행의 ‘부동산 관련 대출 현황 및 내역’ 자료에 따르면 수협은행의 부동산 PF 대출 잔액은 올해 9월 말 기준 8310억원으로 집계됐다. 2012년 4276억원 대비 2배가량 증가한 수치다.

특히 전체 PF 대출 잔액은 2019년(8777억원) 이후 증가세가 주춤했지만 비주거용 부동산에 대한 PF 대출 비중이 크게 증가했다. 2018년 이전까지 전체 PF 대출 잔액 중 비주거용 PF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대체로 10% 이하로 미미했다. 그러나 이 비율은 2020년 24%로 급등하더니 지난해 31.2%까지 치솟았다. 올해도 26.1%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물류센터, 지식산업센터 등 산업시설과 오피스텔 등 업무시설에 대한 대출이 늘어난 영향이다. 산업시설에 대한 PF 대출 잔액은 2019년 355억원에서 올해 1084억원으로 증가했다.

문제는 이 같은 산업시설이 부실 가능성 1순위 사업장으로 꼽힌다는 점이다. 금리 인상과 원자재 가격 상승 영향으로 미분양이 속출하는 건 모든 사업장이 마찬가지다. 하지만 중장기적 수요가 존재하는 아파트와 달리 지식산업센터, 물류센터 등은 투자 상품 성격이 짙어 부동산 경기 악화에 따른 타격이 더 크다. 부동산 개발업계 관계자는 “물류센터 중 안정화 자산의 담보대출 금리도 7~8% 수준으로 올라 매수조건이 악화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게다가 비주거 사업장에 대한 대출은 유동성 공급의 사각지대에 있다. 금융당국은 최근 단기 유동성 위기에 노출된 사업장에 주택도시보증공사, 한국주택금융공사가 내년까지 10조원 규모 보증을 지원하는 방안을 내놨지만 지원 대상은 ‘주택’에 한정된다.

현재 수협은행의 자기자본 대비 PF 대출 비중은 23.1%로 은행 평균(12.9%)보다 높다. PF 대출금 회수에 어려움을 겪을 경우 캐피탈, 증권사 등 비은행 금융사를 인수해 금융지주를 완성한다는 수협의 계획은 차질을 빚을 수 있다.

임송수 기자 songst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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