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운임제’ 뇌관 터진다… 5개월 만에 또 멈추는 트럭

국토부 ‘품목 확대’ 반대… 시한만 연장
화물연대 “6월 합의 정면으로 뒤집어”

화물연대 총파업을 하루 앞둔 23일 경기도 의왕시 내륙컨테이너기지(ICD) 인근 화물연대 서울경기지역본부에 총파업 현수막을 붙인 화물차들이 주차돼 있다. 화물연대는 24일 전국 16개 지역본부별로 출정식을 열고 총파업에 돌입기로 했다. 연합뉴스

화물연대가 24일 0시를 기해 올해 두 번째 총파업에 돌입했다. 이들이 다시 전국의 화물트럭을 멈춰 세우는 이유는 지난 6월 총파업 때와 같다. 다음 달 종료되는 안전운임제를 유지하고 제도 적용을 받는 품목을 더 확대하자는 것이다.

지난 파업이 8일 만에 극적 타결로 마무리될 수 있었던 것은 안전운임제 관련 논의를 지속하겠다는 당정의 약속 때문이었다. 그러나 5개월간 법안 통과는커녕 제대로 된 논의조차 없었다는 게 화물연대 측 주장이다. 비슷한 갈등이 되풀이될 것으로 예상됐음에도 정부와 국회가 책임을 미루며 손을 놓고 있었던 셈이다.

안전운임제는 화물차주에게 최소 운임을 보장하고 이를 지키지 않으면 과태료를 부과하는 제도다. 그동안 화주가 일방적으로 결정해왔던 운임을 화주·운수사업자·화물차주·공익위원이 모두 참여해 결정하도록 설계됐다. 다만 수출입 컨테이너와 시멘트 2개 품목으로 대상이 한정됐고, 3년 일몰제로 도입돼 소멸 시한이 한 달여밖에 남지 않았다. 화물연대는 안전운임제 확대를 통해 화물차주의 생존권을 보장하고 과적·과속·과로운행을 줄여 ‘도로 위의 안전’을 지킬 수 있다고 강조한다.

화물연대와 국토교통부가 지난 6월 14일 교섭을 통해 내놓은 합의문에는 ‘안전운임제(컨테이너·시멘트)를 지속 추진하며 품목 확대 등을 논의한다’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이후 최인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일몰제 폐지와 적용품목 확대를 담은 개정안을 발의했으나 법안 심사로는 이어지지 못했다. 안전운임제 관련 논의는 지난 9월 29일 국회 민생경제안정특위서 한 차례 다뤄졌을 뿐이다. 국토부는 당시 제도 목적인 교통안전 개선 효과가 불분명하다며 품목 확대에 반대 입장을 표했다. 국민의힘과 국토부는 파업이 코앞으로 다가온 지난 22일에야 긴급 당정협의회를 열고 품목 확대 없이 안전운임제 일몰 시한만 3년 더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화물연대는 “6월 합의를 정면으로 뒤집은 개악안”이라며 파업 강행으로 맞받았다.

지난 6월 총파업 때는 파업 1주일이 지나면서 수출입물류 최대 거점인 부산항의 장치율(컨테이너 보관 능력 대비 실제 보관 비율)이 80% 수준까지 올라갔다. 차량 부품이 들어오지 않아 완성차 생산에도 차질을 빚었다. 화물연대 측은 “모든 원가비용이 오르고 물량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최소한의 안전망이 없으면 화물노동자의 삶이 나아질 수 없다”며 “정부와 여당이 기조를 바꾸고 법안이 통과될 때까지 (파업을) 멈출 수 없다”고 끝장 투쟁을 예고했다.

세종=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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