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예산 처리 후 ‘이태원 국조’ 합의

대통령실 일부 포함 45일간 조사
경호처·법무부·공수처 등은 빠져
오늘 본회의서 조사 계획서 표결

주호영(왼쪽)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3일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실시에 대해 합의한 뒤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야가 23일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에 전격 합의했다.

국민의힘이 제시한 ‘선(先) 예산안 처리, 후(後) 국정조사’ 제안을 더불어민주당이 수용했다. 이에 따라 내년도 예산안이 법정처리 시한(12월 2일) 내에 처리되지 못해 헌정사상 최초로 준예산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크게 줄어들었다. 모처럼 만의 여야 합의를 통해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와 예산안 처리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셈이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용산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과 재발 방지를 위한 국정조사’ 합의 내용을 발표했다. 여야는 24일 국회 본회의에서 국정조사계획서를 표결로 승인할 예정이다.

국정조사는 24일부터 45일 동안 실시되며, 본회의 의결로 연장될 수 있다. 여야는 국정조사 준비기간을 활용해 내년도 예산안을 통과시킨 뒤 본격적인 국정조사에 나설 계획이다.

여야는 대통령실(국정상황실·국가안보실 국가위기관리센터)과 국무총리실, 행정안전부, 대검찰청, 경찰청, 소방청, 서울시, 용산구 등을 조사대상 기관으로 선정했다. 앞서 민주당과 정의당, 기본소득당 등 야(野) 3당이 국회에 제출한 국정조사계획서에는 대통령실 경호처와 법무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등이 포함돼 있었으나 합의문에는 빠졌다. 국민의힘의 반대 주장을 민주당이 받아들인 결과로 분석된다.

그러나 여야는 ‘위원회가 특별히 필요하다고 인정해 의결로 정하는 기관’을 조사 대상에 포함할 수 있도록 해 추후 양당이 조사대상을 추가하는 문제로 신경전을 벌일 가능성은 남아 있다.

국정조사계획서에는 민주당의 요구에 따라 ‘기관·단체·개인 등은 수사·재판을 이유로 조사에 응하지 않거나 자료 제출을 거부할 수 없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주요 증인들이 수사 중이라는 이유로 출석·답변을 거부하는 것을 막기 위한 의도다.

국정조사 특별위원회는 민주당 9명, 국민의힘 7명, 비교섭단체 2명으로 구성된다. 특위 위원장은 우상호 민주당 의원이 맡는다.

이번 합의로 민주당은 국정조사 단독 강행이라는 부담을 덜게 됐다. 또 본회의 의결로 국정조사 기간을 연장할 수 있는 장치를 확보했다. 국민의힘도 국정조사를 반대한다는 비판 여론을 극복하면서 예산안 처리라는 실리를 챙겼다.

여야는 이 밖에 ‘정부조직법 개정안’과 ‘대통령 임기 종료 시 공공기관장의 임기 일치를 위한 법률안’ 처리를 위한 정책협의회를 운영키로 했다.

최승욱 안규영 구승은 기자 apples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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