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사 25일 만에 극적 합의… 수습·진상규명 노력 ‘분기점’

이태원 국정조사 배경과 전망
예산안 처리 등 이해관계 주효
국조 기간 연장 두고 공방 여지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3일 국회에서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에 전격 합의한 뒤 합의문을 들어 보이고 있다. 국정조사는 24일부터 시작되지만, 여야는 내년도 예산안을 통과시킨 뒤 본격적인 국정조사에 나설 계획이다. 왼쪽부터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 주 원내대표, 박 원내대표, 진성준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 연합뉴스

여야가 23일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를 예산안 처리 후 실시하는 데 전격 합의하면서 이태원 참사 수습과 진상규명 노력이 일대 분기점을 맞았다. 지난달 29일 참사 발생 이후 25일 만이다.

여야는 24일부터 45일 동안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에 들어간다. 다만 예산안 처리 이후 본격적인 조사가 이뤄질 예정이다.

이번 극적 합의는 국정조사와 예산안 처리를 둘러싼 여야의 이해관계가 절묘하게 맞아떨어진 데 따른 결과로 분석된다.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를 마냥 거부할 수 없는 상황에 놓여 있었다. 여기에다 윤석열정부의 첫 예산안 통과를 위해서는 거대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의 협조가 절실했다.

민주당도 국정조사를 일방적으로 밀어붙일 경우 참사를 정쟁에 활용한다는 비판이 나올 수 있다는 점도 부담이었다. 예산안 처리를 미루다가 ‘국정 발목잡기’ 프레임에 걸리는 상황도 우려했다.

다만 합의 과정이 순탄치는 않았다. 여야는 국정조사 기간과 조사대상 범위를 둘러싸고 막판까지 이견을 보였다.

국민의힘은 국정조사 기간을 45일로 제한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반면 민주당은 60일이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결국 여야는 45일간 조사를 진행하되 부득이한 경우에 한해 본회의 의결로 조사기간을 연장하는 방식으로 절충점을 찾았다.

그러나 국정조사 종료시점이 다가오면 기간 연장을 두고 여야가 다시 충돌할 불씨는 남아 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합의문 발표 직후 기자들을 만나 “조사기간 연장은 예외적이고 필요성이 논의될 때만 할 수 있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반면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보고서 채택이나 재발방지 대책을 감안해서 필요하면 당연히 연장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사대상 범위와 관련해선 대통령실 경호처 포함 여부를 두고 여야가 맞섰다. 여야는 논의 끝에 대통령실 국정상황실과 국가안보실 국가위기관리센터를 조사 범위에 넣는 대신 대통령실 경호처는 빼는 방식으로 타협했다. 또 조사대상에서 법무부를 빼는 대신 대검찰청을 포함시켰다.

주 원내대표는 “‘대통령실 용산 이전으로 이런 사고가 난 것이다. 그래서 경호처를 보자’는 (야당)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마약 수사와 관련해서 혹시 경찰 인력배치 문제가 (참사 원인과의 상관관계가) 어떻게 되는지도 규명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며 법무부를 조사대상에서 뺀 대신 대검을 넣었다고 설명했다.

여야는 국정조사 기간 동안 치열한 공방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국정조사 특위에 소속된 신현영 민주당 의원은 “정부의 두 얼굴, 민낯을 드러내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진상규명과 책임소재 규명을 철저히 해야 하는데, 그동안 협조하지 않고 수사 명목으로 은폐해온 데 대한 싸움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재선의원은 “민주당은 고성을 지르며 무조건 사퇴하라고 주장할 가능성이 크지만, 우리는 재발방지 대책 마련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현수 안규영 구승은 기자 jukebox@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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