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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또 신촌 모녀 극단 선택… 복지 사각지대 여전

위기가구 발굴 및 지원 개선책 계속 보완해야… 인력·예산 뒷받침 필수


어제 서울 서대문구 신촌 다세대주택에서 모녀 관계인 성인 여성 2명이 숨진 채 발견됐는데 복지 사각지대가 여전히 존재한다는 걸 보여주는 사례다. 모녀의 집 현관문에는 5개월치가 밀린 전기요금 고지서 등이 붙어 있었다고 하니 생활고에 시달리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추정된다. 모녀는 복지 사각지대 발굴 대상자였지만 주소지가 다른 곳으로 등록돼 있어 서대문구 지원 대상에서 누락돼 있었다. 지난 8월 발생한 ‘수원 세 모녀 사건’과 판박이였다. 보건복지부가 24일 복지 사각지대 발굴·지원체계 개선 대책을 내놓았는데 더 빨랐더라면 신촌 모녀 비극을 막을 수도 있었을 것이란 점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정부가 이번에 내놓은 대책에는 신촌 모녀 사건을 막을 대책을 포함해 위기가구를 더 많이, 더 신속하게 찾아내기 위한 방안들이 담겼다. 발굴의 효율성을 높이고 지원을 확대하는 내용들이다. 위기가구를 발굴하기 위해 수집하는 기존 34종의 정보에 질병, 채무, 고용보험, 수도·가스요금 체납 등 10종을 추가하고 세대원 정보를 종합적으로 판단해 실효성을 높이기로 했다. 의료사회복지사, 집배원 등을 활용하는 신고·알림 체계를 구축하는 등 지자체와 민간기관 간 협력을 강화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또 주민등록지와 실거주지가 불일치할 경우 관련 정보를 사각지대 발굴 시스템에 연계하고 실거주지에서 긴급복지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지침을 개정키로 했다. 복지 서비스를 제공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아예 모르거나, 알고도 특수한 사정 때문에 청하지 않는 위기가구들을 찾아내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2014년 ‘송파 세 모녀 사건’을 계기로 정부가 복지 사각지대 발굴 대책을 강화해 왔지만 여전히 갈 길이 멀다. 새로운 유형의 사각지대가 있을 수 있는 만큼 대책을 계속 보완해야 할 것이다. 관련 업무를 수행하는 인력과 예산을 충분히 확보하고 전문성을 높이는 것도 중요하다. 이게 뒷받침되지 않으면 아무리 좋은 대책도 현장에서 겉돌게 된다.

발굴 후 회복을 지원하고, 빈곤층이 위기가구로 전락하는 것을 막는 것에도 관심을 더 쏟아야 한다. 경제 상황이 나빠질수록 위기가구들이 더 큰 어려움에 처할 가능성이 높다. 밑바닥 경기가 차가워지고 있는데 내년에는 여파가 확산돼 취약계층이 급증할 것이란 우려가 크다. 정부는 취약계층 보호를 우선순위에 두고 경제·복지 정책을 운용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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