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내시경 검사 전 장 청소, 불편함이 확 줄었네

복용 쉽고 가스제거제 불필요
세척 성공률 95% 넘는 알약 인기

대장내시경검사 장면. 근래 물 섭취량이 적고 가스제거 효과까지 한꺼번에 볼 수 있는 알약 장정결제가 주목받고 있다. 국민일보DB

건강검진 시 대장내시경 검사를 함께 하는 경우가 많다. 대장내시경은 검사 전에 대장을 깨끗이 비우는 액상 장정결제를 복용해야 한다. 병원에서 장정결제를 처방할 때 꼭 함께 처방하는 것이 바로 ‘시메치콘’이라는 가스 제거제다.

위·대장 등 소화기관은 늘 가스로 차 있다. 이는 음식물을 급하게 섭취하거나 제대로 씹지 않고 삼킬 경우 공기가 필요 이상으로 빨려들어가 복부에 차기 때문이다. 또 위장이 정상적으로 음식물을 분해하고 흡수하지 못할 때도 가스가 필요 이상으로 발생한다. 대장이나 소장에서 나쁜 균이 증식하거나 장 기능이 약화돼 장내 환경이 나빠졌을 때도 다량의 가스가 발생한다.

비누방울처럼 생긴 이 장내 가스들은 작은 방울이나 거품 형태로 장관벽에 다닥다닥 붙어 있어 내시경 검사 시 정확한 병소 확인을 어렵게 한다. 이때 쓰이는 시메치콘은 가스의 표면장력을 감소시키는 역할을 한다. 표면장력은 액체의 표면을 작게 하려고 작용하는 힘을 말하는데, 물방울이나 비누방울이 둥글게 되는 것은 이 원리 때문이다. 거품의 얇은 피막에 시메치콘이 침투하면 낮아진 표면장력으로 인해 방울이 커져서 배출되기 쉬운 상태가 돼 장내 가스 제거가 용이해진다.

지금까지는 대장내시경 검사 전에 장정결제에 시메치콘을 함께 투여해 가스를 제거함으로써 시야를 확보하는 것이 급선무였다. 하지만 2019년 국내에 처음 ‘알약 장정결제(오라팡정)’가 등장해 가스 제거제를 별도 복용하는 수고를 덜게 됐다. 이는 장정결 성분인 ‘황산염 액제(OSS·Oral Sulfate Solution)’에 시메치콘을 미리 배합해 알약 형태로 만든 것이다.

기존 액상 장정결제(PEG제제)는 안전성을 인정받았지만 2~4ℓ물을 함께 마셔야 하고 액상 조제의 불편함(가루약을 물과 섞음), 불쾌한 맛 등의 단점이 있었다. 반면 알약 장정결제는 액상 제형보다 복용하기 쉽고 불쾌한 맛이 덜하다. 가스 제거제를 따로 복용할 필요도 없다. 기존 액상 장정결제와 비교한 연구에서 총용량 및 물 복용량을 10% 줄였으면서도 95% 이상의 높은 장정결 성공률을 보인 걸로 확인됐다. 높은 거품 제거 효과도 입증됐다. 가톨릭대 성빈센트병원 소화기내과 이강문 교수는 28일 “알약 장정결제는 먹기도 괜찮고 복용 난이도가 높지 않아 약물 복용에 대한 거부감 없이 대장내시경을 준비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라고 말했다.

알약 장정결제는 45개 상급종합병원을 비롯해 국내 거의 모든 의료기관에 보급돼 있다. 대장내시경 검사용 장정결제를 처방받을 때 의료진에게 알약 처방에 대한 의견 개진을 적극적으로 할 필요가 있다. 2020년 말 미국에서도 비슷한 알약 장정결제가 처음 승인받았지만 해당 제품에는 가스 제거제가 들어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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