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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항 반출입량 94% ↓… 부산항엔 15m 높이 ‘컨테이너 성벽’

파업 5일째… 항만터미널 가보니
화물차량 통행 거의 끊겨 적막감도
비상수송차량 지원 받아 하역 작업

부산신항 북컨테이너부두 야드에 28일 컨테이너가 겹겹이 쌓여 있다. 부두 운영사는 평소 3~4단 높이로 쌓지만 화물연대 파업에 대비해 일부 컨테이너를 최대 적재 높이인 6단(약 15m)까지 올려 쌓았다. 부산=윤일선 기자

민주노총 공공운수노동조합 화물연대본부의 총파업 닷새째인 28일 오전 인천 연수구의 인천신항 선광신컨테이너터미널 앞. 화물연대 조합원 50여명과 이들을 통제하는 경찰관들부터 가장 먼저 눈에 띄었다. 터미널 입구 반대편 도로에는 붉은색 깃발을 내건 화물차 40여대가 300m가량 줄지어 서 있었다.

화물연대가 설치한 확성기를 통해 정부 비판과 파업 동참을 요구하는 소리가 쉴새 없이 흘러나왔다. 한 화물연대 조합원은 터미널 앞 도로를 지나가던 화물차의 차량번호를 부르며 “언제까지 위험하게 일만 할 것인가”라며 파업 동참을 요구했다. 이날 컨테이너를 싣고 내리기 위해 터미널 입구를 지나가야 할 화물차의 발길은 거의 끊겼다.

화물연대는 이날부터 파업 참여 여부를 조합원 자율로 맡겼지만, 인천에서는 전체 조합원의 80%인 1400여명이 여전히 파업에 동참하고 있다. 인천신항 등 인천항 컨테이너 터미널 반출입량은 크게 줄어든 상태다. 인천지방해양수산청이 집계한 전날 오전 10시부터 이날 오전 10시까지 인천항 컨테이너 터미널 반출입량은 775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박스 1개)로 지난달 1일 평균 1만3229TEU보다 94.14% 급감했다.

인천항 컨테이너터미널 장치율(컨테이너 적치비율)은 파업 전날과 비슷한 수준을 보였지만, 인천해수청은 파업 장기화로 장치율이 80%를 넘어가면 항만 운영에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날 기자가 찾은 부산항 신항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마치 휴일 같은 한산한 분위기였다. 평소 평일 오전이면 컨테이너를 실은 화물차들이 신항 북컨테이너부두 인근 도로를 바쁘게 다니지만, 이날은 화물차의 통행량이 크게 줄었다. 부두 주변 야적장에는 컨테이너가 최고 6단 높이로 쌓여 물류난을 보여주고 있었다.

부산신항으로 들어가는 삼거리 교차로에는 파업에 참여한 화물차들과 경찰차들이 도로 양쪽 가장자리로 길게 늘어서 있다. 파업 참여 조합원들이 비조합원의 차량 운행을 강제로 막지는 않았지만 지나는 트럭을 향해 욕설과 비난을 쏟아냈다.

파업 전인 지난달 부산항에는 하루 컨테이너 화물 2만5572개가 들어오고 나갔지만, 이날은 절반 수준인 1만3417개에 그쳤다. 장치율은 66.1%로 전날보다 0.1% 포인트 올랐다. 파업 전인 지난달 부산항의 장치율은 68%였다. 부산항은 파업에 대비해 화물 장치량을 낮췄지만, 하루 이틀이라도 크게 바뀔 수 있는 만큼 부두 장치율만으로 물류난을 판단해서는 안 된다고 부두 관계자는 설명했다.

북컨테이너부두에는 운송 크레인이 부지런히 부두 내 화물을 정리하고 부두에는 대형 컨테이너 크레인이 중국 칭다오에서 들어온 1만TEU급 시스판 비욘드호에서 컨테이너를 하역하고 있었다. 부두 측은 긴급물자 수송을 위해 부산항 비상수송위원회가 제공하는 비상수송 차량을 지원받아 운행에 투입했다.

파업에 참여한 조합원들은 사태가 원만하게 해결돼 운전대를 다시 잡았으면 좋겠다며 답답한 심정을 토로했다. 한 조합원은 “안전운임제 지속 약속은 왜 안 지키는지 모르겠다. 대화보다 길거리로 내모는 정부 태도에 화가 난다”고 말했다.

인천=김민 기자, 부산=윤일선 기자 ki84@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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