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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전역 코로나 봉쇄반대 시위, 제2 천안문 사태 재현 우려

전국적 양상… ‘제로 코로나’ 타깃
“시진핑, 반대의견 용납치 않을 것”
3연임 한달 만에 리더십 시험대

중국 시민들이 28일 새벽 베이징 거리에 촛불과 꽃다발을 놓고 신장위구르자치구 우루무치시 화재 사고 희생자를 추모하고 있다. 지난 24일 화재 발생 시 봉쇄로 소방차 진입이 늦어져 10명이 사망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이후 ‘제로 코로나’에 반대하는 시위가 전국으로 확산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코로나19 봉쇄에 반대하는 시위가 중국 전역으로 번지면서 1989년 제2의 천안문 사태가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영미권 외신들은 현재 시위가 천안문 사태 때보다 확산할 가능성이 더 크다고 보고 시진핑 국가주석의 리더십이 시험대에 올랐다고 설명했다. 강경 대응으로 일관할 경우 사태가 최악으로 치달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27일(현지시간) 현재 중국의 봉쇄 반대 시위가 천안문 사태와 다른 특징 2가지를 가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천안문 시위는 주로 베이징에 국한됐지만 현재의 시위는 지리적으로 훨씬 더 널리 퍼져 있고 과거와 달리 다른 도시의 시위 상황이 분명하게 드러나고 있다. 한번 불이 붙으면 걷잡을 수 없이 번질 수 있는 환경이라는 얘기다.

저항의 대상과 목표가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분명한 것도 천안문 사태 때와 다르다. 제로 코로나 정책은 중국이 운영되는 방식에 대한 문제를 제기할 수 있을 정도로 반향이 큰 사항이라고 가디언은 전했다.

외신들은 3연임을 시작한 시 주석이 리더십 시험대에 올랐다고 분석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중국 전역의 시민 항의를 자세히 설명하며 “3연임으로 수십 년 동안 가장 지배적인 지도자의 지위를 확고히 한 지 불과 한 달 만에 시 주석에게 새로운 압력을 가했다”고 평가했다. NYT는 중국의 시위대가 ‘민주주의와 법치’ ‘표현의 자유’ 등 민주화에 대한 갈망을 드러낸 점에도 주목했다. 그러면서 “1989년 천안문 광장에서 민주적 변화를 요구했던 것처럼 이번 불만이 서로 다른 배경을 지닌 시위자들을 협력하게 한다면 공산당의 가장 큰 두려움이 현실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코로나19 확산을 피하려고 ‘통제’에 베팅했던 시 주석이 이제 그 통제 때문에 분노에 직면했다”며 체스에서의 ‘추크츠방’(악수를 둘 수밖에 없는 상황을 뜻하는 체스 용어)에 빠졌다고 평가했다.

관건은 시위에 대한 시 주석의 대응 기조다. 강경 일변도로 대응할 경우 상황은 더욱 심각해질 수밖에 없다. 가디언은 “시 주석은 시위를 자신의 코로나 정책뿐만 아니라 공산주의 이념과 권위에 대한 도전으로 볼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반대 의견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시 주석은 2013년 당 총서기에 임명된 후 “이념적 방어가 뚫리면 다른 방어가 매우 어렵다”며 공산주의 수호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현재의 시위가 공산주의를 위협할 경우 시 주석이 강경 진압에 나설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외신들은 홍콩 반정부 시위대를 탄압했던 폭력적인 수단이 중국 본토에서도 사용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가디언은 “시 주석에게 이번 사태는 세계 무대로 돌아온 지 불과 몇 달 만에 그의 국제적 위신에 타격을 주는 것”이라며 “그는 이제 치명적으로 보일 위험이 있고, 위험할 정도로 고립됐다”고 평가했다.

박재현 기자,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jhy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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