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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기 추락 전 제자리서 빙글빙글… 꼬리 회전날개 고장 가능성 제기

CCTV에 포착… 전문가들 분석
항공당국 탑승자 관리도 허점

국토교통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 관계자가 헬기 추락사고 다음 날인 28일 강원 양양군 현북면 추락 현장에서 조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강원도 양양에서 지난 27일 추락한 산불진화 헬기 사고 원인이 꼬리 회전날개의 고장일 가능성이 있다는 전문가들의 분석이 나왔다.

사고 모습은 양양군이 관리하는 산불감시용 CCTV에 고스란히 담겼다. 영상 속 헬기는 상공을 비행하던 중 멈춰섰고 2~3바퀴를 제자리에서 빙글빙글 돈 뒤 그대로 추락했다. 추진력을 얻지 못한 듯 더 날지 못하고 중심을 잃은 채 고꾸라졌다.

최기영 인하대 항공우주공학과 교수는 28일 “헬기가 제자리에서 돈 것은 꼬리 회전날개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엔진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면 제자리에서 도는 현상은 생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국토교통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는 이날 경찰과 소방, 지방자치단체 등과 합동조사에 나섰다. 하지만 사고 헬기에는 블랙박스가 없어 조속한 원인 규명에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헬기 임대업체 대표는 “사람을 태우는 항공기는 블랙박스 설치가 필수지만 운송사업을 하는 우리는 필수가 아니다”고 설명했다.

추락 헬기를 지방자치단체에 임대한 업체 대표가 장례식장 앞에서 기자들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날 사고로 숨진 5명 중 신원이 확인되지 않았던 2명은 경기도에 거주하는 56세 여성과 53세 여성인 것으로 확인됐다. 53세 여성은 추락 헬기 정비사(54)와 초등학교 동창 사이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계류장에 설치된 CCTV를 통해 이들이 헬기에 탑승하는 장면을 확인했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DNA 긴급 감정을 의뢰했다. 사고 헬기는 지난 27일 오전 10시50분쯤 양양군 현북면 어성전리 인근 야산에 추락했다. 이 사고로 기장(71)과 부정비사(25)를 포함해 모두 5명이 숨졌다.

항공 당국의 헬기 탑승자 관리에 허점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항공·소방 당국은 사고 현장에서 시신 5구가 수습되기 전까지만 해도 탑승 인원을 2명으로 파악하고 있었다. 기장이 운항 전 항공 당국에 전화해 “산불 계도비행을 위해 2명이 탑승한다”는 비행계획을 신고했기 때문이다. 비행계획 신고는 전화로도 가능하다. 또 헬기 이륙 전 탑승 인원과 신원을 확인하는 절차가 없어 기장이 마음만 먹으면 업무와 관련 없는 민간인 등을 헬기에 자유롭게 태울 수 있다.

정윤식 가톨릭관동대 항공운항학과 교수는 “현 제도상으로는 헬기 운항과 탑승 인원 제한 등 권한이 기장에게 있어 기장을 신뢰할 수밖에 없다”며 “항공기 탑승 인원은 사고 후 인명구조를 위해 정확하게 신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양양=서승진 기자 sjse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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