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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전 무명에서 빅리그가 주시하는 월드컵 스타로

2부리그 거친 조규성의 인생 역전
대학 2년때 MF서 공격수로 변신
은사 “오타니 같은 성실 노력파”

한국 축구대표팀 공격수 조규성이 28일(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월드컵 조별리그 H조 2차전 가나와의 경기에서 동점골을 넣은 뒤 포효하고 있다. 조규성은 한국 월드컵 사상 처음으로 한 경기 멀티골을 기록한 선수가 됐다. 알라이얀=최현규 기자

“보잘것없는 선수인데 골을 넣어 믿기지 않네요.”

조규성(24)은 28일(한국시간) 월드컵 첫 선발 경기에서 가나를 상대로 한국 선수 최초의 멀티골을 넣고도 자신을 한껏 낮췄다. 그러나 그 ‘겸손’이 어울리지 않을 정도로 조규성의 주가는 치솟았다. 수려한 외모와는 달리 터프하게 꽂아 넣은 헤더, 한국 선수 중 최다인 11㎞를 뛰어다닌 활동량, 3만명에서 131만명까지 늘어난 인스타그램 팔로어 수만 인기를 대변하진 않는다. 벌써 전 세계 구단들이 영입에 군침을 흘린다는 소식이 들린다. 4년 전까지 완전 무명이었던 걸 생각하면 말 그대로 ‘인생 역전’이다.

수비형 미드필더로 뛰던 학창시절 조규성은 연령별 대표는커녕 우승 경력도 없는 그저 그런 선수였다. 대학 2학년이던 2017년 공격수로 포지션을 변경할 때도 성공을 장담했던 건 아니다. 이승원 광주대 감독은 “신장(189㎝)도 크고 헤더가 좋아 장점을 살리려 했다”며 “자리 변경이 쉽지 않은데 습득력 있는 아이라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고 상기했다.

공격수 자리를 제 것으로 만든 건 특유의 성실함 덕이다. K리그2(2부리그) FC 안양 시절 조규성은 부족했던 위치 선정을 보강하며 팬들이 가장 사랑하는 선수가 됐다. 김형열 당시 안양 감독은 “무지하게 노력해 어딜 가서도 해낼 선수”로, 이우형 당시 안양 전력강화부장(현 감독)은 “야구의 오타니처럼 목표를 세우고 끊임없이 노력하는 선수”로 기억한다.

이듬해 K리그1 최강팀 전북 현대로 이적한 조규성은 또다시 도약한다. 타고난 배짱이 한몫했다. 조규성은 전북 데뷔전으로 난생처음 나선 아시아 무대에서 요코하마를 상대로 데뷔골을 폭발시켰다. 이동국의 은퇴식이 열렸던 날에도 조규성은 멀티골을 넣어 전북에 리그 4연패를 안겼다. ‘라이온킹’의 왕위를 성공적으로 계승한 것.

군 복무 기간도 허투루 쓰지 않았다. 미흡했던 몸싸움을 보완하기 위해 김천 상무 입대 전 한 달 동안 개인 트레이너를 고용하면서까지 ‘벌크업’을 한 조규성은 점차 완성형 선수로 진화했다. 전북으로 돌아온 올 시즌엔 25골을 넣으며 득점왕에 올랐다. 이동국은 자신의 후계자를 “신체적 조건을 타고났고, 스트라이커로서 해야 할 부분을 잘 알고 있다”고 평한다.

색안경을 끼면 이번 월드컵에서의 활약으로 그가 자만할 거라 판단하기 쉽다. 하지만 꾸준한 독서를 통해 마음을 다스렸다는 조규성은 나이답지 않게 성숙한 멘털까지 지녔다. 그는 행복해서 축구를 한다. “돈 많이 벌고 성공하는 게 꿈이고 행복이라 말하는 분들이 많은데요, 전 꿈을 좇기 위해 달려 나가는 그 때가 가장 행복해요. 대학 때도 안양에서도 전 행복했어요.”

조규성이 좋아한다는 힙합 프로듀서 코드 쿤스트의 곡 ‘bronco’엔 ‘I got no limit(난 한계가 없지)’란 가사가 나온다. 행복하게 꿈을 좇던 어린 선수는 월드컵 활약을 발판으로 이제 정말 세계를 향해 한없이 날아오를 태세다.

이동환 기자 hua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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