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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중국 백지 시위에 한층 커진 세계 경제 불확실성

흰 종이를 든 중국 베이징 시민들이 지난 27일 신장위구르자치구 우루무치시 화재 사고 희생자를 추모하고 당국의 코로나19 봉쇄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2012년 시진핑 국가주석 집권 이후 전국적으로 대규모 시위가 벌어진 건 처음이다. 중국 각지에서는 검열에 저항하는 의미로 아무것도 적혀 있지 않은 ‘백지 시위’가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시위 규모가 확산하자 중국 당국도 긴장하는 모습이다. 로이터연합뉴스

중국 각지의 ‘백지 시위’가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제로 코로나 봉쇄에 저항하며 시작된 시위는 어느새 시진핑 퇴진을 외치는 반정부 투쟁으로 번졌다. 중국 정부가 경찰력을 총동원해 차단하고 나서자 시위대는 아무 구호도 적히지 않은 백지를 꺼내들어 검열과 단속을 회피하며 저항을 이어가고 있다. 중국의 이례적인 반정부 운동은 미국 영국 독일 일본 등 세계 곳곳에서 이를 지지하는 동조 시위를 낳았고, 미국 백악관을 비롯한 각국 정부가 평화집회 보장을 공개적으로 촉구하면서 중국과 서구의 갈등에 새로운 불씨로 떠올랐다.

이런 소식에 급락한 각국 증시가 말해주듯, 중국의 백지 시위 사태는 세계 경제에 커다란 불확실성을 초래했다. 시진핑 국가주석에게 주어진 두 가지 선택지는 모두 심각한 경제적 파장을 내포하고 있다. 만약 강경 진압을 택해 제2의 천안문 사태를 불사한다면 걷잡을 수 없는 혼란이 불가피하고, 저항을 무마하려 봉쇄 정책을 완화한다면 올겨울 코로나 대유행과 그에 따른 인적, 물적 피해를 감수해야 한다. 글로벌 생산기지이자 거대한 소비시장인 중국 경제는 어느 쪽이든 막대한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이는 고스란히 세계 경제에 전이될 테고, 중국과 경제적으로 밀접하게 얽혀 있는 우리는 특히 큰 영향을 받게 될 것이다. 가뜩이나 수출이 어려운 상황에서 최대 교역국의 급변 사태로 이어질 수 있는 불확실성을 맞닥뜨렸다. 면밀히 주시하면서 대응책을 미리 강구해야 한다.

백지 시위의 본질은 자유에 대한 요구이고 인권 문제와 결부돼 있다. 중국과 서구의 대립 구도에서 가장 민감하게 작용하는 이슈 중 하나인 동시에 ‘자유의 가치를 공유하는 국제적 연대’를 주창해온 윤석열정부의 대중 외교를 더 까다롭게 만들 수 있는 사안이기도 하다. 외교적 마찰을 최소화하며 슬기롭게 풀어갈 접근법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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