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백지 시위’ 장소 원천 봉쇄… 차단벽 설치·학생들 귀향 조치

참가자 찾아가 조사, 압박 시작
시위 검색 시 ‘포르노’… 통제 의심
우루무치선 봉쇄 완화 등 달래기도

중국 ‘제로 코로나’ 항의 시위에 참가한 상하이 시민이 27일(현지시간) 시내 도로에서 경찰에 의해 맨바닥에 누여진 채 주먹으로 머리가 눌리고 입이 막혀 있다. 중국 정부는 28일부터 ‘백지 시위’를 원천 봉쇄하는 조치에 나서 도심 거리마다 경찰을 대거 투입해 사람들이 모이지 못하게 막았다. AP연합뉴스

중국 정부가 제로 코로나 반대 시위 장소를 원천 봉쇄하는 한편 일부 지역에선 방역 봉쇄를 완화하는 등 투 트랙으로 ‘백지(白紙) 시위’에 대처하고 있다.

29일 베이징 량마차오 거리에는 경찰과 경찰차가 곳곳에 배치됐다. 이틀 전 수백명이 모여 “봉쇄를 해제하라” “유전자증폭(PCR) 검사 대신 자유를 달라”고 외치며 시위를 벌였던 장소라는 게 무색할 정도로 한산했다. 베이징시 당국은 전날 밤거리 조명을 모두 끄고 지나가는 사람들을 상대로 불시에 신분증 검사를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중국 공산당 20차 전국대표대회(당 대회) 개막 전 ‘시진핑 파면’ 현수막이 내걸렸던 베이징 쓰퉁차오 일대에서 진행될 예정이던 시위도 경찰의 삼엄한 경비 탓에 무산됐다. 상하이에는 우루무치 거리를 중심으로 차단벽이 설치됐고 후베이성 우한 일부 도로에는 차벽이 세워졌다.

시위 참가자들에 대한 조사와 압박도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량마차오 시위에 참석한 한 여성은 AFP통신에 “내가 전화를 받지 않자 경찰이 친구 집으로 찾아가 어떻게 알고 시위 현장에 갔는지 등을 캐물었다”고 말했다.

시진핑 국가주석의 모교인 칭화대와 베이징의 다른 대학들은 학생들을 고향으로 보내고 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몇몇 대학은 기차역으로 학생을 실어 나를 버스를 배치했다. 대학들은 “코로나로부터 학생들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라며 “남은 수업과 기말고사는 온라인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온라인상의 통제는 계속되고 있다. 트위터에서 중국 시위와 관련된 검색어를 입력하면 포르노나 스팸이 나오는 사례가 급증했다. 백지 시위의 기폭제가 된 신장 우무루치 화재 사고를 검색하면 성매매를 암시하는 데이트 스팸 트윗이 무더기로 뜨는 식이다. 해당 계정은 팔로어가 없고 다른 계정을 팔로하지도 않는 로봇 계정으로 추정된다. CNN비즈니스는 “시위 사진을 찾기 어렵게 만들기 위한 중국 정부나 협력자들의 고의적인 시도로 보인다”고 전했다.

텔레그램의 한 오픈 채팅방에는 경찰이 스마트폰에 외국 소셜미디어(SNS)나 인터넷 우회 접속 프로그램인 가상사설망(VPN)이 설치됐는지 확인했다는 글이 올라왔다. 중국 청년들은 당국의 감시망에서 벗어나 있는 VPN을 이용해 시위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중국 당국은 무력 통제와 함께 민심을 달래는 조치도 취하고 있다. 신장위구르자치구 우루무치시 정부는 기자회견에서 소득이 적거나 수입이 없어 생계가 어려운 사람들에게 300위안(5만6000원)의 일회성 보조금을 지급한다고 밝혔다. 우루무치는 지난 8월부터 100일 넘게 봉쇄 중이다. 불이 난 아파트도 봉쇄 때문에 소방차 진입이 늦어져 인명 피해가 컸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추모 물결이 일었고 백지 시위의 기폭제가 됐다.

베이징시는 철제 펜스 등으로 아파트 출입구와 소방 통로를 막는 것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광둥성 광저우와 쓰촨성 충칭 등은 외출할 일이 없는 경우 PCR 검사를 받지 않아도 된다고 발표했다. 또 임시 봉쇄는 24시간을 넘어서는 안 되고 봉쇄 해제는 신속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관영 신화통신은 “지역 여건에 따라 과학적이고 정확한 통제 작업을 수행하는 것은 중앙정부의 명확한 요구 사항”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방역에는 인내심이 필요하며 넘지 못할 겨울은 없다”고 강조했다.

베이징=권지혜 특파원, 백재연 기자 jh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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