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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경구 기자의 ‘여기는 카타르’] 풋살 경기하며 하나 된 원정 응원단… “축구에 진심입니다”

단톡방 덕분… 팀당 7명씩 공방전
손흥민의 ‘찰칵 세리머니’도 연출

카타르 도하의 한 실내 운동장에 29일(현지시간) 한국 축구대표팀 응원단이 풋살 경기를 하기에 앞서 태극기를 앞에 두고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당초 10~20명이 올 것으로 예상됐지만 막상 실내 운동장에는 무려 60여명의 한국인이 모였다. 도하=최현규 기자

“축구에 진심입니다.”

29일 오전 9시(현지시간) 카타르 도하의 한 실내 운동장에 60여명의 한국인이 모였다. 포르투갈전에 대비한 응원 연습이 있는 것도 원정 응원단을 위한 특별한 행사가 열린 것도 아니었다. 단지 공을 차기 위해서였다.

이들을 모이게 한 건 오픈 단체 카카오톡방 덕분이다. 원정 응원을 준비하는 이들이 모인 단체방이 있는데 그곳에서 풋살을 해보는 것이 어떠냐는 얘기가 나왔고, 실제로 실행도 하게 됐단다. 송지한(33)씨는 “10명에서 20명 정도 오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이렇게 많이 올 줄 몰랐다”며 “다들 축구에 진심이라는 걸 다시 한번 느끼게 됐다”고 말했다. 유니폼과 풋살화를 신은 이들은 실내 운동장에 있는 풋살장 4곳 중 3곳에서 공을 차기로 했다. 우선 팀을 정하는 일부터 시작됐다. 교체 선수 포함, 10~11명이 한 팀을 이루기로 했고, 각자 구장으로 흩어졌다. 이들은 스트레칭, 달리기, 패스 등을 하며 몸을 풀고 포지션을 논의했다.

10분쯤 지났을 무렵 ‘삐익~!’ 소리와 함께 첫 경기가 시작됐다. 한 팀당 7명씩 총 14명의 선수들은 공 하나를 놓고 치열한 공방전을 펼쳤다. 팀을 짤 때만 하더라도 모르는 사이끼리는 어색해하는 모습이 있었으나 순식간에 하나가 됐다. “패스” “나이스” “내 공” 등을 외쳤고, 골이 들어가면 다 함께 손을 들고 기뻐했다. 손흥민의 ‘찰칵 세리머니’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다.

각 구장 경기는 15분간 진행됐다. 이후엔 10분간 휴식을 취했다. 종료 휘슬이 울리자 같은 팀원들끼리 물을 마시며 담소를 나눴다. “아까 좋았다”며 서로 격려하는 모습도 있었다. 경기 후 피드백도 잇따랐다. “수비 잘하는 분 계시나요” “이쪽 분이 공격하는 게 어떨까요” 등 의견 조율도 거쳤다. 이들은 모여서 “파이팅”을 연호한 뒤 다시 경기에 임했다. 전날 가나전에서 열정적인 응원을 펼쳤기에 피로할 법도 했지만 경기 체력은 따로 있는 듯했다. 이날 풋살장엔 다양한 이들이 모였다. 아들 이현우군과 함께 온 장원희(42)씨는 “축구 보는 걸 좋아하는데, 경기가 있다고 해서 아들과 오게 됐다”고 말했다. 현우군은 “교체되더라도 열심히 뛰겠다”며 의욕을 불태웠다. 조민규(18)씨는 “일주일마다 축구를 하는데, 카타르에 오래 있으면 축구를 할 수 없다”면서 “여기서 풋살 경기를 한다는 소식을 듣고 참여하게 됐다”고 전했다.

도하=허경구 기자 nin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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