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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계 1조 넘게 매출 손실… 이대로면 주말부터 공장 멈춰야”

화물연대 파업 일주일… 피해 눈덩이
시멘트·석유 등 6개 화주단체 호소
산업 필수재 철강은 60만t 출하 차질

원희룡(왼쪽 두 번째) 국토교통부 장관이 30일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아파트 재건축 현장을 찾아 레미콘 운송 중단에 따른 공사 차질 실태를 점검하고 있다. 원 장관은 “이곳은 1만2000가구에 달하는 국내 최대 재건축 단지”라며 “화물연대 운송 거부로 건설이 늦어진다고 하니 입주자 대표들도 가슴이 답답하고 고통이 그지없다고 한다”고 말했다. 권현구 기자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의 집단운송거부(파업)가 일주일째 이어지면서 ‘산업의 혈관’이 막히고 있다. 주요 업종에서 1조원 이상의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추산된다. 정부와 화물연대가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면서 파업은 장기화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산업계 피해는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밖에 없다.

한국시멘트협회, 한국석유화학협회, 대한석유협회,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한국철강협회, 한국사료협회 등 6개 화주단체는 30일 서울 강남구 트레이드타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화물연대 파업으로 이미 천문학적 매출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파업 장기화 시 이번 주말부터 생산공장 가동 중단 등으로 피해가 확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화주단체들은 지난 6월 화물연대 총파업 때 상황을 공개하면서 즉각 파업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당시 산업계는 8일의 파업 기간에 2조원 넘는 피해를 입었다. 그로부터 5개월여 만에 다시 간담회 자리에 선 정만기 한국무역협회 부회장은 “업종별 피해 규모를 대략 합산해도 1조원이 넘는다”고 했다.

우선 정부가 업무개시명령을 발동한 시멘트업계의 하루 매출 손실은 180억~200억원에 이른다. 평소에는 하루 18만~20만t이 출하되는데, 파업 이후 10% 수준으로 급감했다. 업무개시명령 이후 출하량이 30% 정도로 올라왔지만, 여전히 정상 출하량과 큰 차이를 보인다. 이창기 한국시멘트협회 부회장은 “시멘트 제품은 특성상 야적도 할 수 없다. 파업이 지속되면 이번 주말부터 저장공간 부족으로 일부 생산설비의 가동이 중단될 수 있다”고 말했다.

석유화학업계도 공장이 멈춰서는 상황을 우려한다. 김평중 한국석유화학협회 본부장은 “화물연대의 운송거부 이후 지난 28일부터 정상 출하량(7만4000t)의 30% 수준만 출하하고 있다. 하루 평균 피해액이 680억원 정도”라면서 “업황이 좋지 않기 때문에 이미 공장 가동률은 최저 수준이다. 가동률을 더 줄이는 건 한계가 있어 상황이 악화하면 공장을 아예 멈춰야 한다”고 전했다.


가장 큰 타격을 받는 업종은 철강이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파업 이후 29일까지 철강업체들은 총 60만t의 제품을 출하하지 못했다. 현재 철강재 평균 가격이 t당 130만원인 걸 감안하면 약 7800억원의 매출 이연 손실이 발생했다. 허대영 철강협회 본부장은 “철강제품의 출하 차질은 연관 산업인 건설, 자동차, 조선 등의 생산 차질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지난 9월 태풍 피해를 수습하고 있는 상황에서 운송거부까지 벌어지고 있어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석유업계도 노심초사하고 있다. 정동창 대한석유협회 부회장은 “파업에 탱크로리 기사들이 대거 동참했다. 거래처별로 사전 주문, 재고 비축 등으로 대응하고 있지만 파업이 길어지면 석유제품 수급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고 했다. 한국자동차협회는 완성차를 직접 운송하는 ‘로드 탁송’ 등으로 대응하면서 인건비, 운영비로 하루 약 5억원을 추가 부담한다고 밝혔다. 한국사료협회는 컨테이너로 수입하는 원료가 7일째 입고 중단 상태라면서 가축들이 굶어죽는 특수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호소했다.

한편 정 부회장은 안전운임제 폐기를 주장했다. 그는 “정부가 화물차 운임료 결정에 개입하는 건 여러 측면에서 타당하지 않다. 화물연대는 타당하지 않은 안전운임제 상시화를 위한 집단운송거부를 즉각 중단하고 화주와 차주, 운송사업자 모두 상생할 방안 마련에 나서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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