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이후 붉은색 소변은 암, 달콤한 냄새는 당뇨병 의심”

소변은 전신 건강 가늠할 척도

소변은 전신 건강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척도인 만큼 평소 색깔이나 냄새, 양 등을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오줌은 전신 건강을 가늠할 수 있는 바로미터다. 소변의 성분들은 여러 장기들의 대사과정에서 만들어진 결과물이기 때문에 각 장기의 건강 정도에 따라 오줌 상태가 달라진다. 소변 건강은 오줌 자체의 문제와 소변이 몸 밖으로 빠져나오는 과정에서 생기는 불편함으로 나눌 수 있다.

정확한 분석은 병원 검사를 통해 이뤄져야 하지만 평상 시 오줌의 색깔, 냄새, 양, 탁한 정도를 잘 보면 이상 유무에 대한 힌트를 얻을 수 있다. 이대서울병원 소변건강연구소장인 심봉석 비뇨의학과 교수는 5일 “오줌은 냄새가 없고 맑고 투병한 것이 정상이므로, 냄새가 유난히 심하거나 색이 짙거나 붉은색을 띠면 이상이 있는 것”이라며 “소변 보는 횟수, 급한 정도, 시원함 등 배뇨 상태가 신경쓰이고 생활에 불편을 줄 정도라면 경고 신호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냄새 심하거나 색 짙으면 경고음

소변은 수분 섭취 양이나 활동 정도, 음식이나 복용 약물, 날씨, 생활환경에 따라 다른 모습과 색깔을 보인다. 건강한 오줌은 투명하고 맑거나 옅은 갈색을 띤다. 흔히 소변 이미지로 생각하는 노란색 액체는 몸 밖으로 배설된 소변에서 수분이 증발하고 남은 성분 중 ‘유로크롬’이란 물질 때문에 그렇게 보이는 것이다. 물을 마시지 않거나 땀을 많이 흘려 탈수가 심하면 오줌이 농축돼 샛노래지고 먹는 음식에 따라서도 색깔이 바뀔 수 있다.

심 교수는 “과로를 했거나 고기 우유 치즈를 많이 먹었을 땐 오줌이 뿌옇게 된다. 붉은 색소를 함유한 수박을 먹으면 붉은 기가 돌고 비타민C를 섭취하면 밝은 노란색이 된다”고 설명했다. 또 “선홍색이나 붉은색의 오줌은 비뇨기계의 출혈이 원인인데, 40대 이후라면 암(방광암 등) 때문일 가능성이 있으므로 어쩌다 한 번 혈뇨를 봤다 하더라도 즉시 정밀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최근 소변건강연구소를 개설한 이대서울병원 심봉석 비뇨의학과 교수가 환자 상담하는 장면. 이화의료원 제공

소변의 냄새는 먹은 음식 종류와 물의 양에 따라 달라진다. 그 정도가 심하거나 계속되면 요로계 이상이나 다른 질환 때문일 수 있다. 소변 냄새로 흔히 특유의 지린내를 떠올린다. 하지만 바로 받은 오줌은 냄새가 없거나 약한 방향취를 풍기는 것이 정상이다. 오줌에 든 요소나 요산이 공기에 노출돼 암모니아로 바뀌어서 특유의 지린내가 나는 것이다. 원칙적으로 냄새가 나지 않는 소변이지만 특정 식품에 의해 묘한 냄새를 풍길 수 있다.

혈액순환과 요로 건강에 도움되는 아스파라거스를 많이 먹으면 영양소 아스파라긴산이 분해돼 소변으로 배출되면서 독한 냄새를 낸다. 남성 전립선에 도움되는 커큐민이 많이 든 카레와 알리신이 풍부한 마늘, 양파를 많이 섭취하면 독특한 소변 냄새를 만든다. 코를 찌르는 심한 악취를 풍기면 세균 감염에 의한 염증 소변일 가능성이 높다. 고소하고 달콤한 냄새가 나면 소변에 당이 섞여 배출되는 경우라서 당뇨병을 의심해야 한다.

소변량 줄고 손발 부으면 콩팥 이상

하루에 배설되는 소변량은 1.5~2ℓ정도다. 보통 한 번에 300㎖씩 여름에는 6회, 겨울에는 8회 정도 오줌을 눈다. 물을 많이 마시거나 수분 함량이 많은 음식을 섭취하면 오줌 횟수가 잦고 양도 많아진다. 커피·녹차에 들어있는 카페인이나 맥주는 콩팥에서 수분 배출을 증가시키는 이뇨효과가 있어 역시 오줌을 많이, 자주 보게 된다. 따라서 오줌량이 많고 자주 본다고 생각되면 매일 식사와 배뇨일지를 함께 써 보는 것이 도움된다.

소변량도 많고 밤에 잠깨는 횟수도 많다면 ‘야간 다뇨증’이다. 밤에는 뇌하수체에서 항이뇨호르몬(ADH)이 분비돼 오줌 생산량을 줄이는데, 보통 하루 소변량의 30% 정도인 400㏄ 이하로 생성된다. 나이들면 이런 뇌하수체의 기능 저하로 ADH 분비가 줄어듦으로써 밤에도 소변이 많이 만들어져, 낮에 보는 정도로 많은 양의 소변을 자주 보는 현상이 생기는 것이다.

특별한 신체 이상 없이 소변량이 줄어든다면 물을 적게 마시거나 땀을 많이 흘린 경우다. 얼굴, 손발, 다리가 부으면서 소변량이 줄면 콩팥 기능 저하 때문일 가능성이 있으므로 병원 진료를 받아볼 필요가 있다.

소변 횟수는 수분 섭취, 식습관, 계절에 따라 다르지만 하루 평균 5~7회로 1년에 2000회 정도다. 아이들은 방광 용적이 작기 때문에 어른에 비해 더 자주 본다. 소변을 자주 보는 빈뇨는 방광이 예민해지는 질환인 ‘과민성방광’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 이 땐 소변이 마려우면 참지 못하고 급히 화장실을 가야 하는 절박뇨 증상이 동반된다. 심 교수는 “밤에는 소변이 적게 만들어지기 때문에 자다가는 오줌을 한 번도 누지 않는 것이 정상이다. 하지만 전립선비대증이나 과민성방광 등으로 예민해진 방광이 밤에는 소변이 마렵다는 느낌을 상대적으로 강하게 받아들이게 돼 작은 양의 소변을 자주 보는 야간빈뇨 증상이 생기는 것”이라고 했다.

거품뇨 잦다면 소변검사 필요

화장실에서 소변을 보다가 거품을 발견하고는 걱정하는 경우가 있다. 보통 오줌을 누게 되면 순간적으로 거품이 일지만 대부분 금방 사라진다. 그런데 거품이 지나치게 많이 생기거나 시간이 지나도 없어지지 않는 경우를 ‘거품뇨’라고 한다. 이런 병적인 거품뇨는 소변에 단백질이나 당이 섞여 나오기 때문인데, 특정 질환이 없어도 소량의 단백뇨가 보일 수 있다. 예를들어 심한 운동이나 육식을 한 이후, 짜게 먹어서 갈증이 심한 경우, 열이 난 뒤 일시적으로 거품뇨가 나올 수 있지만 특별한 문제를 일으키는 건 아니다.

다만 거품의 양이 많고 거품뇨가 잦다면 반드시 소변검사로 단백뇨 유무를 확인하고 원인 질환이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성인 기준 하루 500㎎ 이상 단백질이 소변으로 빠져나올 때 단백뇨로 정의된다. 단백뇨 없는 거품의 경우 특별한 치료가 필요하지 않다. 병적인 단백뇨는 사구체신염(소변 걸러내는 콩팥기관인 사구체에 염증)에서 주로 나타나고 당뇨병·고혈압의 콩팥 합병증이 생겼을 때도 마찬가지다. 방광염 같은 요로감염이 있을 때도 거품뇨를 보인다.

아침에 일어나 소변을 보려는데, 잘 나오지 않는 경우가 있다. 신체 노화가 시작되는 40대 이후 흔히 겪는다. 아침에 잠에서 깨면 밤사이 휴식을 취하고 있던 내부 장기와 근육들도 깨어나서 활동을 시작한다. 젊었을 때는 정신과 신체가 동시에 즉각 작동되지만 갱년기 이후에는 본격적으로 움직이기까지 시간이 걸린다. 방광근육이나 요도괄약근 같은 ‘불수의근(자율 근육)’의 경우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 아주 급하지 않다면 5~10분 스트레칭으로 가볍게 몸을 푼 다음 화장실을 가면 소변을 쉽게 볼 수 있다.

심 교수는 “소변 횟수가 하루 8회 이상, 잠자는 동안 2회 이상 등 배뇨장애의 진단 기준이 있긴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숫자가 아니라 소변의 불편함 때문에 생활에 얼마나 지장을 받느냐 하는 것”이라며 “소변 보는 것이 평소와 다르다는 생각이 들고 화장실을 항상 염두에 두고 생활해야 한다면 배뇨기능에 문제가 있는 만큼, 비뇨의학과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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