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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강남 초등생 음주운전 사망 사고 가해자는 ‘혼술’ 코앞 주민이었다

오후 5시에 만취한 SUV 운전자
집앞 40m 골목서 좌회전 사고

지난 2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 한 초등학생이 음주운전 차량에 치여 숨진 사고 현장. 사고 장소에는 인근 주민들이 추모하려고 조화를 놓고 갔다.

지난 2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서 음주운전을 하다 9세 초등학생을 차로 쳐 숨지게 한 30대 남성은 초등학교 인근 주민인 것으로 확인됐다. 대낮에 만취 상태로 차를 몰고 귀가하다 자택 40여m 앞에서 사고를 낸 것이다. 피해 학생 부모는 “이런 일이 다시는 없도록 강력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어린이보호구역 치사 및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등 혐의로 30대 후반 A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4일 밝혔다. A씨는 지난 2일 방과후 수업을 마치고 횡단보도를 건너던 3학년 B군을 차로 쳐 숨지게 혐의를 받는다. 사고 당시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취소 수준(0.08% 이상)이었다. 음주운전으로 처벌된 전력은 없다고 한다.

국민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A씨는 ‘당일 낮에 혼자 집에서 술을 마시다가 잠깐 차를 몰고 나갔다 왔다’고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만취 상태였던 A씨는 오후 5시쯤 초등학교 후문 앞 자신의 집이 있는 골목으로 좌회전하던 중 횡단보도를 건너던 B군을 차로 치고 지나간 것으로 조사됐다. B군은 사고 직후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끝내 목숨을 잃었다.

A씨는 사고를 낸 뒤에도 40m 가량을 더 운전해 자택 주차장으로 이동했다. A씨는 사고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다가 집 주변이 소란스럽자 5분쯤 뒤에 사고 현장으로 나가봤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맥주를 한 두잔 먹었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경찰은 사고 목격자의 신고를 받고 출동해 A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사고 직후 현장 인근에서 검거돼 일단 뺑소니 혐의는 적용하지 않았다.

인근 병원에 마련된 B군의 빈소에는 친구들이 쓴 손편지와 함께 찍은 사진들이 놓여있었다. “○○아 고마워”라고 적힌 꽃바구니도 보였다. B군의 어머니는 장례식장을 찾은 추모객들에게 “아이가 삶을 충만히 누리며 살아가길 간절히 바라왔습니다. 음주 운전자가 몰던 차에 무참히 희생된 아이의 죽음 앞에 그 바람을 조용히 내려놓습니다”고 아들을 기리는 글을 나눠줬다. B군의 아버지는 국민일보와 만나 “속이 깊고 아름다운 아이였다”며 “음주운전으로 인해 아이를 더 이상 보지 못하게 된 것이 너무나 억울하다”고 토로했다.

경찰 관계자는 “신속하고 강력하게 법적 처벌을 해야겠다고 생각해 현행범으로 체포하고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A씨의 차량 블랙박스를 확보해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김용현 기자 fac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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