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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100일 이재명 “야당 파괴 몰두 尹정부, 국민이 용납 안할 것”

‘수사’ 관련 질문만 나올 것 우려해
기자회견 대신 대정부 메시지 발표
정부·여당에 “국민·역사 두려워하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취임 100일을 맞은 5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 대표는 “정권의 부당한 권력 남용이 우리 사회를 두려움과 불안 속으로 밀어 넣고 있다”며 “질식하는 민주주의를 반드시 지켜내겠다”고 말했다. 이한형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5일 취임 100일을 맞았다. 이 대표는 별도의 기자회견을 여는 대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강력한 대정부 비판 발언을 하는 것으로 취임 100일 메시지를 갈음했다.

이 대표는 회의에서 “민생을 포기하고 야당 파괴에만 몰두 중인 윤석열정부 200일 동안 정치는 실종됐고, 대화와 타협은 자취를 감췄다”며 “국민이 잠시 맡긴 권한을 민생이 아니라 야당 파괴에 남용하는 것은 국민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장동 사건과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등 이 대표와 민주당에 대한 검찰의 전방위적 수사를 비판한 것이다. 이 대표는 “질식하는 민주주의를 반드시 지켜내겠다”면서 “정부·여당에 경고한다. 국민과 역사를 두려워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대표는 “지난 100일 동안 민주당은 국민과 당원의 간절한 여망을 받들기 위해 ‘민생’과 ‘민주’ 투 트랙을 중심으로 변화의 씨앗을 뿌려 왔다”고 강조했다. 특히 미성년 상속자의 빚 대물림 방지법 처리와 가계부채 3법 추진 등을 민생 성과로 내세웠다. 그러면서 “정부의 초부자 감세와 비정한 특권 예산에 맞서 따뜻한 민생 예산 관철을 위해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민생과 민주주의를 위해서라면 국민께서 맡긴 권한을 주저 없이 행사하겠다”며 169석 거대 야당의 힘을 적극 활용해 민생 법안 강행 처리도 불사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사실상 정기국회와 함께 임기를 시작한 이 대표는 지난 100일간 민생 관련 법안과 정책 추진에 집중해 왔다. 그동안의 공개 일정과 메시지 대부분은 민생 문제에 초점이 맞춰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취임 나흘 만에 검찰의 ‘소환조사 요구’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재명의 민주당’은 석 달 넘게 검찰의 압박에 출렁였다. 민주당이 검찰의 주장을 반박할 때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이재명 방탄’에만 매달린다고 세차게 때려댔다.

특히 이 대표 최측근인 정진상 대표실 정무조정실장과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구속, 민주당사와 국회 압수수색이 쉴새 없이 진행되면서 민주당과 검찰·여당 간 대치 전선이 끝없이 펼쳐졌다. 한 친이재명계 의원은 “아무리 이 대표가 민생을 외쳐도 검찰이 다음 날 슬쩍 피의사실을 흘리면 다 묻히는 일이 반복된다”고 안타까워했다.

이 대표가 추진한 민생 법안들도 여당이 위원장을 맡고 있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묶여 있는 실정이다. 과잉 생산된 쌀을 정부가 의무 매입하도록 한 양곡관리법 개정안은 지난 10월 민주당이 상임위에서 단독 처리했지만 법사위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납품단가연동제법도 같은 상황이다.

민주당 일각에선 이 대표가 취임 100일 기자회견도 열지 못한 것이 아쉽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수도권 의원은 “당대표가 100일 기자회견도 하지 못했다는 점에 마음이 편치 않다”며 “사법 리스크에 당이 얼마나 영향을 받는지 보여주는 한 장면 같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기자회견을 여는 방안도 검토했지만 대장동 수사 관련 질문만 나올 것을 우려해 개최하지 않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진성준 원내수석부대표는 SBS라디오 인터뷰에서 “지금 온통 이 대표에 대한 수사 상황에 관심이 집중돼 있어 100일을 자평한다 해도 언론의 질문은 수사 상황으로 집중될 것”이라며 “그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최승욱 김승연 기자 apples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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