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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시각] ‘기적’의 카타르월드컵, 그리고 그 후

모규엽 문화체육부장


한국의 월드컵 여정이 6일로 막을 내렸다. 한국은 2022 카타르월드컵에서 16강이라는 ‘기적’을 만들어 냈다. 특히 지난 3일 열렸던 포르투갈전은 온 국민의 가슴을 뜨겁게 했다. 비기거나 패하면 무조건 조별리그 탈락이 확정되는 경기에서 한국은 경기 초반 일격을 당했지만 김영권의 골로 동점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한 골을 더 넣지 못하면 짐을 싸야 되는 절체절명의 순간인 후반 추가시간. 손흥민의 70m 전력 드리블에 이은 패스 그리고 이를 받은 황희찬의 역전골로 한국은 ‘도하의 기적’을 재현했다. 물론 6일 새벽 열린 16강전에선 세계 최강 브라질을 맞아 체력적 부담과 불운 등으로 1대 4로 패했지만, 한국은 16강에 진출했다는 것만으로도 박수받아야 마땅한 플레이를 펼쳤다.

스포츠는 참 신기한 분야다. 공 하나만으로 전 국민, 아니 전 세계가 열광한다. 이번 월드컵에서도 우리가 승리할 때 전국이 들끓었다. 부상으로 검은 마스크를 쓰고 악전고투하는 손흥민의 투혼에 전 국민이 가슴 뭉클해 했다.

그중 백미가 바로 ‘언더독의 반란’이다. 우리는 포르투갈, 우루과이, 가나 등 각 대륙의 강호들을 상대로 16강 진출이라는 기적을 만들었다. 스포츠에선 가끔 약팀이 강팀을 잡는 기적이 벌어진다. 우리 사회는 약자가 강자를 넘어서기 어려워지고 있다. ‘금수저’ ‘흙수저’라는 용어에서 보듯 평범한 사람이 사회적 지위와 재력이 넘치는 사람을 뛰어 넘기는 낙타가 바늘구멍 들어가기보다 어려운 게 현실이다. 그래서 약팀이 강팀을 무너뜨리는 것은 묘한 짜릿함을 준다.

여러 가지 일로 피곤해 했던 국민에게 시원한 청량감을 선사했던 한국 축구의 월드컵 여정도 이제 끝났다. 그리고 기적을 일으킨 한국 축구는 이번 월드컵에서 여러 가지 성과를 냈다.

우선 한국 축구는 빠른 스피드와 유기적인 움직임이라는 ‘진화’를 이뤄냈다. 기존 한국 축구는 부정확한 패스, 부실한 뒷문, 골 결정력 부재라는 고질병을 앓고 있었다. 매번 유럽의 제공권·압박, 남미의 개인기에 밀려 무너지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이번 월드컵에선 한국식 압박과 패스 플레이로 오히려 상대를 압도하는 모습을 보였다.

또 카타르에선 이강인, 백승호 등 새로운 유망주까지 발굴했다. 이강인은 교체 출전하면 경기 분위기를 바꾸는 ‘플레이메이커’ 역할을 톡톡히 했고, 백승호는 생애 첫 월드컵 출전인 브라질전에서 통쾌한 중거리슛으로 득점을 올렸다.

한국 축구는 이제 기적을 실력으로 바꿔야 한다. 이 같은 성과에 더해 K리그의 활성화와 국민의 관심이 필요하다. 한국 축구는 대표팀과 K리그 인기가 극과 극이다. 대표팀 경기는 연일 매진 사례를 이루지만 K리그 관중석은 텅텅 비는 게 현실이다. 1부리그 격인 K리그1의 2022시즌 경기 평균 관중 수는 4280명에 불과했다. 지난 10월 열린 대전 하나시티즌과 김천 상무의 승강 플레이오프 2차전 관중 수도 8545명이었다. 올 시즌 프로야구 한 경기 평균 관중 수는 8439명이었다. 프로야구 포스트시즌에선 10경기 연속 매진 사례를 이어갔다. K리그가 여전히 찬밥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번 월드컵에서 조규성이 보여주듯 K리그에도 출중한 실력과 스타플레이어 자질이 있는 선수가 많다. 올 시즌 K리그 득점왕인 조규성은 한국 월드컵 사상 처음으로 한 경기 멀티골을 넣은 선수다. 끝으로 홍보 업무가 거의 붕괴되다시피 한 대한축구협회와 한국프로축구연맹의 자성도 필요하다.

모규엽 문화체육부장 hirt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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