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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제품 쌓을 곳이 없다… 조만간 공장 올스톱”

화물연대 파업 직격탄 현장르포
자재업체, 납기 미뤘지만 못 지켜
“공들여 쌓은 탑 한 번에 무너질 판”

전력케이블 자재 공급업체인 A사의 직원이 6일 경기도 평택에 위치한 공장 물류창고에 가득 쌓인 제품들을 가리키고 있다. 이 업체는 화물연대 파업 이후 수출해야 할 제품을 하나도 내보내지 못하고 있다.

경기도 평택에 자리한 전력케이블 자재 공급업체 A사는 최근 공장 가동을 절반으로 줄였다. 화물연대의 집단운송거부로 출하를 하지 못하면서 제품을 쌓아두는 공간이 꽉 찼기 때문이다. 이 회사의 B대표는 “이번 주가 마지노선이다.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공장을 멈춰야 한다”고 말했다.

평일이고 주문이 몰리는 연말인데도 6일 찾아간 A사는 쥐죽은 듯 조용했다. 지난달 24일 이후 모든 게 멈춰섰다. 화물연대 파업 이후 이곳을 드나든 컨테이너 차량은 한 대도 없었다. 그사이 물류 창고는 80% 넘게 재고로 채워졌다.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 오만 베트남 호주 일본 뉴질랜드 등의 행선지 이름표가 붙은 제품들은 지난달 말에 손을 떠났어야 했다. 납기일을 이달 2~3일로 한 차례 미뤘지만 그 날짜도 지났다. B대표는 “화물연대 파업 이후 고객사에 사과 메일을 보내는 게 하루 일과가 됐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이렇게 메일을 보내면 고객사에서 전화가 온다. 첫마디가 ‘어게인(Again?)’이다. ‘지난 6월(화물연대 총파업)에 이어 또?’라고 묻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A사에서 이번 파업으로 출하하지 못한 제품은 모두 170t, 약 5억원에 이른다. 생산도 못한 채 납기를 넘겨버린 물량은 120t에 달한다. 8개 업체에 납품을 지연했고, 이번 주가 지나면 12개 업체로 늘어날 전망이다. 1987년 설립된 A사는 1998년 처음 수출 판로를 개척한 뒤 연간 수출 1000만 달러의 강소기업으로 성장했다. 현재는 수출이 전체 매출의 80~85%를 차지할 정도다. 25개국의 50개 업체와 거래를 한다. B대표는 “제품이 좋고 가격이 좋으면 뭐하냐. 납기를 맞추지 못하는데. 고객사들은 기다려 주지 않는다. 오랫동안 공들여 쌓은 탑이 한번에 무너지게 생겼다”고 했다.

그동안 A사는 컨테이너 차량을 이용해 경기도 의왕시 내륙컨테이너기지(ICD)에 제품을 보내왔다. 그곳에서 철송(철도)으로 부산항에, 부산항에서 해송(선박)으로 고객사에 납품하는 구조다. 하지만 화물연대 파업으로 의왕ICD가 막히면서 수출길은 봉쇄됐다. 물류센터 네다섯 곳에 문의했지만, 일단 비조합원 기사를 찾기 힘들었다. 있다고 해도 대체수송 수단을 찾는 업체가 많아 배정받기는 어렵다.

A사는 비용이 4배 가까이 드는 부산항에서라도 빈 컨테이너를 찾아 물건을 보내려 했다. 그런데 이마저도 쉽지 않다고 한다. 현재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를 통해 해결책을 찾는 중이다. 코트라는 지난 2일부터 수출기업의 피해를 접수하고 있다.

평택=글·사진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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