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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시각] 尹, 플러스 알파가 필요하다

하윤해 정치부장


지도자의 낮은 지지율은 세계적 추세가 되고 있다. 각국 정상들이 자기 나라에서 인기가 낮은 이유는 제각각이겠지만, 공통으로 안고 있는 문제가 하나 있다. 전 세계를 덮친 경제위기다. 물가는 오르고 실업률은 치솟는데, 칭송받을 나라님은 없다.

요미우리신문이 지난 2∼4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국정운영 지지율은 39%를 기록했다. 기시다 내각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52%였다. 지난해 9월 기시다 내각이 출범한 이후 가장 높은 부정평가 수치라고 일본 언론들은 전했다. 지난 4월 재선에 성공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상황도 좋지 않다. IFOP(프랑스 여론연구소)가 11월 10∼17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마크롱 대통령의 지지율은 35%로 나왔다. 부정평가는 62%. 새로운 중도를 지향하며 프랑스 정치지형을 흔들었다는 평가를 받는 정치인으로선 민망한 수치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그나마 낫다. 11월 한 달 동안 실시된 여론조사 19개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은 최소 37%에서 최대 46%를 오르락내리락했다. 같은 기간 바이든 대통령의 부정평가는 49∼58% 사이를 넘나들었다. 부정평가가 항상 긍정평가보다 우세했다.

지도자의 낮은 인기를 경제 탓으로만 돌릴 수 없다. 윤석열 대통령도 ‘이태원 참사’ 책임론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교체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 ‘비속어 논란’과 그에 이은 전용기 탑승 불허 등 MBC와의 갈등도 지지율의 발목을 잡는 요인이다.

한국갤럽이 지난 2일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 윤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은 31%였다. 부정평가는 60%로 여전히 높았다. 한국갤럽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10월 마지막 주부터 12월 첫째 주까지 6주 동안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30%, 29%, 30%, 29%, 30%, 31%’를 기록했다.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30%로 고착화되는 경향을 두고 여러 해석이 나왔다. 중도 지지층은 떠나고, 보수 지지층만 윤 대통령 곁에 남은 결과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이태원 참사’를 감안하면 이 정도 지지율도 잘 버틴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지지율이 더욱 추락할 가능성이 컸는데, 이재명 대표 ‘사법리스크’ 등으로 헤매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덕을 보고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추이를 조금 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화물연대 파업 이후 윤 대통령 지지율이 반등 기미를 보이고 있다. 여권에서는 “국민들이 법과 원칙을 강조한 대응에 지지를 보내기 때문”이라며 반색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윤 대통령은 화물연대 파업과 관련해 “불법과는 절대 타협하지 않을 것”이라며 “불법행위 책임은 끝까지 엄정하게 물을 것”이라는 메시지를 반복해서 발신하고 있다. 법과 원칙은 문명사회를 지탱하는 축이다. 그러나 법과 원칙만으로 민주주의가 발전할 수는 없다. ‘플러스 알파’가 있어야 하는 것이다. 대화와 타협, 약자에 대한 배려, 생각이 다른 상대방에 대한 존중 등이 필요하다.

여권에서는 윤 대통령이 일을 너무 열심히 하는데, 지지율이 따라주지 않는 데 대해 안타까움을 표현한 적이 있다는 얘기가 나돈다. 지지율이 국정의 모든 것을 완벽하게 계량화한 지표는 될 수 없다. 다만, 지지율을 높이기 위해선 국민들로부터 호감을 얻는 것이 중요하다. 국민의 마음을 얻는 것이 국정운영의 출발점이 돼야 하는 것이다. 윤 대통령의 소통 상징이었던 ‘출근길 문답’이 중단됐다. 앞으로 어떤 형식으로든 소통이 재개된다면, 대통령이 하고 싶은 말을 내놓는 것이 아니라 국민들이 듣고 싶은 말을 뽑아서 전했으면 한다. 지도자에 대한 호감의 시작은 국민들과의 공감에서 시작되기 때문이다.

하윤해 정치부장 justic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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