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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한국 1인 가구의 힘겨운 삶, 안전망 확충해 보듬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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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에 평균 2691만원을 번다. 무직인 경우도 42%나 됐다. 내 집을 가진 건 열 중 셋에 불과하고 절반 가까이는 월세로 살고 있다. 평균 자산 2억여원에 부채는 3500만원. 1년 전보다 자산은 3% 늘었는데, 빚은 13% 증가했다. 월평균 140만원 정도만 쓰면서 근근이 살아간다. 통계청이 7일 공개한 우리나라 1인 가구의 실태는 이런 모습이었다. 717만 가구로 집계돼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고, 가구원 수별 가구 유형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연령대는 고령층(60세 이상·34%)과 청년층(29세 이하·20%)이 다수를 점했다. 고령화 시대에 노후 대비를 못한 노인들, 저성장 시대에 취업난과 맞닥뜨린 청년들이 한국 1인 가구의 힘겨운 삶을 버텨가고 있다. 이런 삶은 계속 늘어갈 것이다. 2045년에는 1인 가구가 915만이나 될 거라고 한다. 홀로 살아가는 이들에게 힘이 될 수 있는 정책적 접근법을 찾아야 할 때다.

시급한 것은 안전망을 갖추는 일이다. 갈수록 늘어나는 고독사를 비롯해 여러 안타까운 죽음에서 보았듯이 1인 가구는 복지 사각지대에 놓이기 쉬운 조건을 가졌다. 기초생활수급자의 70%가 1인 가구일 만큼 경제적으로 취약한 터에 사회적으로도 단절돼 살아가는 이들이 많다. 통계청 조사에서 1인 가구의 32%는 “몸이 아플 때 도움 받을 사람이 없다”고 했다. 그런 이들이 방치되지 않도록 찾아가 보살피는 복지 서비스를 더욱 확충해야 한다. 지방자치단체의 역할이 중요하다. 서울시는 지난해 고립가구의 다양한 복지 문제를 해결해주는 ‘지역밀착형 사회복지관’을 도입해 계속 늘려가고 있다. 경기도 안성시는 1인 가구 종합지원 대책을 수립하기 위해 태스크포스를 구성했고, 전북 익산시는 인공지능을 활용해 고립가구를 찾아내는 시스템을 구축하기 시작했다. 이런 노력이 더욱 확산돼야 빠르게 다가오는 고령화 사회를 안전하게 맞이할 수 있다.

주거, 세제, 일자리 등 한국인의 삶을 규정하는 많은 제도가 4인 가구를 기준으로 삼아왔다. 청년 1인 가구는 소외감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이제 달라져야 한다. 이들의 경제적 자립과 삶의 질 개선을 위해 정책의 시야를 넓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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