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레니얼이 키우는 ‘알파’… 10세때 증권계좌 터주고 경제교육

[알파 세대가 온다] 확 달라진 양육법… 부모 11명 인터뷰


알파세대는 밀레니얼 세대로 불리는 1980년대 출생 부모 밑에서 자라고 있다. 알파세대는 아직 미성년자인 만큼 그들의 특성을 알려면 부모의 성향도 살펴야 한다. 자유와 개성을 중시하는 밀레니얼 부모들은 과거 세대와 전혀 다른 양육 태도를 보인다. 국민일보는 지난달 29일부터 일주일 동안 알파세대를 자녀로 둔 부모 11명의 얘기를 들어봤다.

“어른들이 용돈을 주는 단위가 5만원부터이다 보니 아이들이 1만원을 큰돈이라고 느끼지 못해요. 내가 어렸을 때는 하나라도 어떻게든 쥐고 있어야 했는데 요즘 아이들은 달라요. 자기가 갖고 싶은 게 부모로부터 공급이 잘되는 거죠. 접하는 게 많다 보니 취하고 싶은 것도 많아졌어요. 일찍부터 경제 관념을 잡아줄 필요가 있는 것 같아요.”(8세 남아를 키우는 최혜원(35)씨)

인터뷰에 참여한 밀레니얼 부모 11명 중 10명은 자녀에게 일찍부터 경제교육을 시킬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아이들이 돈을 ‘게임머니’처럼 여겨 쉽게 쓰는 경향도 있다고 했다. 자녀에게 증권계좌를 열어줬거나 투자를 적극적으로 가르치는 부모도 6명이나 됐다. 남소라(37)씨는 “얼마 전 10살인 딸에게 증권계좌를 열어주고 매일 주식투자에 대해 대화하고 있다”고 했다.

알파세대는 과거 세대보다 빨리 경제 주체로 등장할 전망이다. 무엇보다 ‘돈 밝히지 마라’고 배웠던 밀레니얼 부모는 자녀에게 ‘돈을 알아야 한다’고 가르친다. 6살, 4살 자매를 키우는 권구서(35)씨는 “우리는 금융소득과 배당소득이 근로소득을 따라갈 수 없다는 걸 깊게 느낀 세대다. 갈수록 빈부격차가 커질 텐데 자녀가 돈 때문에 힘들어하지 않도록 일찍부터 경제교육을 시작했다”고 강조했다.

부모가 자녀를 대하는 태도는 훨씬 덜 엄격해졌다. 싫은 반찬을 억지로 먹게 하거나, 부모 결정을 강요하는 일은 찾아보기 힘들다. 최혜원씨는 “부모가 정하는 대로 아이가 따라가기를 바라지 않는다. 독립된 주체로 존중하고 지원하는 게 부모 역할”이라고 했다. 5세 여아를 키우는 서은혜(37)씨는 “아이에게 결정권을 주려고 의도적으로 노력한다. 과거에 가부장적, 권위적 환경에서 학업 중심의 양육이 이뤄졌지만 요즘은 부모가 아이들 목소리에 귀 기울이려고 한다”고 말했다.

‘공부=성공’이라는 인식도 바뀌고 있다. 5세, 3세 형제를 키우는 강리라(37)씨는 “아이가 ‘국영수’를 잘하는 것보다는 좋아하고 잘하는 분야를 빨리 터득하고, 키워주고 싶은 생각”이라고 말했다. 권구서씨도 “옛날에는 ‘공부를 잘해야 성공한다’는 생각이 강했지만, 최근에는 아이가 잘하는 걸 빨리 찾아주는 부모가 돼야 하지 않나 싶다”고 했다.

밀레니얼 부모 밑에서 자란 아이들은 어떨까. 주체성을 일찌감치 기른 아이들은 과거 세대보다 조숙하다. 5세 남아, 3세 여아를 키우는 안가영(31)씨는 “내가 우리 아이들 나이 때에는 몰랐고 못했던 것을 우리 아이들이 하는 걸 보면 놀랍다. 언어부터 시작해서 무엇이든지 우리 세대보다 3~5년씩 빨리 터득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10세 남아를 키우는 이중우(45)씨는 “시대 흐름이 바뀌면서 아이들이 표현하는 방법부터 달라졌다. 우리 세대보다 자기 의견을 더 과감히 표현한다”고 했다.

정신영 기자 spirit@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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