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농가들 하나로 뭉쳤더니… 판로 활짝, 소득 쑥쑥

정부 산지유통 정책사업 속속 결실

전북 남원시 4181개 농가가 참여하는 남원시조합공동사업법인 직원들이 산지유통센터(APC)에서 복숭아 공동 선별 작업을 하고 있는 모습. 한국농수산식품유통센터 제공

전북 남원시에서 소규모 농사를 짓는 농업인들에게 가장 큰 고민거리는 농가 소득 증대와 밀접한 신규 판로 개척이다. 개별 농가 단위로는 마케팅에 할애할 자금력도 시간도 부족하다. 이 고질적인 문제는 작은 농가들이 한데 뭉치면서 해결됐다. 남원시 소재 4181개 농가와 남원농협 등 지역농협 5곳이 참여하는 ‘남원시조합공동사업법인’이 탄생했다. 개별 농가가 생산하는 포도, 복숭아, 파프리카 등 다양한 농산물을 농협이 유통하고 법인은 마케팅과 선별 작업 등 업무를 맡기로 했다.

농림축산식품부 산지유통 정책사업 지원을 받아 설립한 이 법인은 당초 예상을 웃도는 실적을 올리고 있다. 2020년에 882억원 규모였던 상품 출하액은 지난해 1000억원 규모로 1년 사이 13.4%나 증대됐다. 출하액만 늘어난 게 아니다. 법인은 산지유통센터(APC)를 활용해 품목별로 좋은 상품을 골라내는 공동 선별 작업을 하고 있다. 생산자인 농업인들은 선별 작업에 시간을 투자하지 않아도 된다. 여유 시간이 많아진 만큼 상품 질을 끌어올릴 고민을 할 수 있는 시간이 늘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더 좋은 농산물을 접할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법인 관계자는 “공동 선별 작업에 인건비가 더 드는 측면이 있기는 하지만 이는 생산을 더해 상쇄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경북 김천시에서 사과 단일 품목을 생산하는 송원에이피씨 역시 비슷한 사례다. 소규모 사과 농사를 짓는 496개 농가가 참여하고 있다. 매출이라 할 수 있는 상품 출하액이 매년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2019년 기준 297억2700만원이던 출하액은 지난해 기준 401억5100만원으로 2년 사이 35.1%나 급증했다. 이곳도 농식품부 산지유통 정책사업 수혜를 받았다.

농식품부가 시행 중인 산지유통 정책사업이 농가 소득 증대라는 결실로 이어지고 있다. 산지유통 정책사업이란 소규모 농가들이 뭉쳐 공동 마케팅·유통을 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도록 지원하는 각종 사업을 말한다. 농식품부는 소규모 농가 차원에서는 마련하기 힘든 자금을 저리 대출과 국고 보조 사업 등으로 지원하고 있다. 산지유통 혁신조직으로 선정되면 연간 최대 700억원 이내로 저리 자금 융자가 가능하다. 또 농산물 마케팅 지원사업과 공동 선별비 지원사업 등에 소요되는 비용 중 50%를 국고로 보조받을 수 있다. 농식품부 예산 지원으로 건립한 APC 활용도 가능하다. 8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각종 지원을 받고 있는 산지유통 혁신조직 사업자는 올해 기준 28곳에 달한다.

선별 등 공정을 자동화하는 스마트 APC까지 구축되면 산지유통 환경이 더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농식품부는 내년부터 2027년까지 5년간 50곳의 스마트 APC를 육성할 계획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APC 운영 방식 개선으로 농가 소득이 더 늘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신준섭 기자 sman32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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