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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 탁송’에만 매일 5억씩… 속 타는 완성차 업계

적치공간·수송비용에 손실 커져
품질보증 주행거리 2000㎞ 연장

화물연대 파업에 따른 카캐리어 운행 중단으로 로드탁송된 기아 수출 차량이 지난 7일 오후 전남 목포 신항 야적장에 적치돼 있다. 연합뉴스

“지난 6월 파업 때나 지금이나 상황이 심각한 건 마찬가지다. 하지만 6월에는 적치만 하고 파업이 마무리됐던 반면 이번에는 적치공간이 꽉 차서 목포항까지 직접 차량을 옮겼다. 처음 있는 일이다.” 기아 오토랜드 광주 관계자는 화물연대 총파업이 15일째 이른 8일에 한숨을 내쉬었다.

파업이 장기화하면서 완성차 업계의 시름은 깊다. 적치공간 마련과 수송비용에 손실이 커지고 있다. 생산에까지 차질이 빚어지면 그 여파는 협력업체들로 번지게 된다.

8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기아는 카캐리어(완성차 운송차량) 운송 중단으로 지난달 25일부터 출고장까지 임시직원들이 직접 운전해서 차를 옮기는 ‘로드 탁송’(직접 운송)을 진행하고 있다. 적치공간은 이미 포화상태다. 기아 오토랜드 광주는 하루 2000대의 차량을 생산하는데, 공장 안에 4000대를 보관할 수 있다. 화물연대 파업 이후에 광산구 평동출하장, 전남 장성 물류센터, 전남 함평 엑스포공원, 광주공항(공군제1전투비행장) 등에 별도 공간을 마련해 지난 6일까지 1만6000대 이상을 보관했다.

이마저도 꽉 차면서 지난 7일부터 일용직 개별운송 운전기사를 고용해 1300여대의 스포티지, 쏘울, 봉고트럭 등을 수출항인 목포항으로 개별운송하고 있다. 현대차·기아의 물류를 담당하는 현대글로비스는 외주업체를 통해 하루 700~800명을 투입한다. 이에 따라 운송비용 부담은 가중되고 있다. 로드 탁송 비용은 하루 평균 4억~5억원 정도다. 파업이 15일째 이어지면서 로드 탁송 비용으로만 최대 75억원가량 짊어지게 된 것이다.

개별운송에 따른 접촉사고도 잇따른다. 지난 7일 기아의 광주 2공장 인근에서 수출용 스포티지가 앞서가던 승용차를 뒤에서 들이받았다. 광주 서구 무진대로 인근에서 기아 스포티지 완성차가 3중 추돌 사고를 내기도 했다. 인명피해는 없었으나, 차량이 파손돼 견인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출고된 차량을 받지 못하거나, 로드 탁송으로 소비자 불만도 쌓인다. 현대차·기아는 로드 탁송으로 발생하는 주행거리 증가를 감안해 차량을 인도받는 고객을 대상으로 품질보증 주행거리를 2000㎞ 연장하기로 했다. 지난 6월 파업 때에도 현대차·기아는 보증 범위를 추가했었다.

완성차 업계는 적치공간 부족이 부를 생산 차질을 우려한다. 협력업체에까지 피해가 번지기 때문이다. 기아 관계자는 “부품 배송차량 같은 경우는 화물연대 가입이 안 돼 있어서 공장에서의 차량 생산은 계속 이뤄지고 있다. 다만 만든 차량을 다 빼내지 못하면 생산라인도 가동을 중단해야 한다”고 전했다.

김지애 기자 amo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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