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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영웅’… “뮤지컬의 감동이 스크린으로”

안중근 의사 거사·순국 다뤄
‘쌍천만’ 윤제균 감독 연출
“절반의 익숙함·새로움 추구”

영화 ‘영웅’에서 안중근 의사가 하얼빈역에서 비장한 표정으로 이토 히로부미를 바라보고 있다. CJ ENM 제공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하기 전, 안중근(정성화)이 하얗게 눈이 쌓인 벌판에서 동지들과 함께 왼손 약지를 잘라 그 피로 태극기에 ‘대한독립’을 쓰는 장면에서 영화 ‘영웅’은 시작된다. 명성황후의 죽음을 눈앞에서 지켜 본 조선의 마지막 궁녀 설희(김고은)는 일본으로 건너가 이토에게 접근하고, 조선 독립군의 중요한 정보원이 된다.

독립군 대장으로 활동하던 안중근은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로 흘러들어간다. 설희로부터 이토가 하얼빈으로 향한다는 정보를 입수한 안중근은 우덕순(조재윤), 조도선(배정남), 유동하(이현우), 마진주(박진주) 등 동지들과 거사를 도모한다.

뮤지컬의 감동이 스크린 속으로 들어왔다. 동명의 창작 뮤지컬을 영화화한 ‘영웅’이 오는 21일 개봉을 앞두고 8일 서울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언론에 공개됐다. 안중근 의사가 1909년 하얼빈에서 이토를 사살하기까지 과정과 순국을 다룬 ‘영웅’은 최초 ‘쌍천만’ 감독 윤제균이 ‘국제시장’(2014) 이후 8년 만에 선보이는 신작이다.

2009년 초연한 뮤지컬 ‘영웅’의 내용을 각색하면서 영화의 디테일은 뮤지컬과 조금 달라졌다. 무대에서 구현하기 힘든 전쟁 신이 추가되고 일본군들이 등장하는 장면이 나오면서 동양의 평화, 군국주의에 대한 내용이 뮤지컬보다 강조됐다. 또 원작 뮤지컬에는 없는 독립군 캐릭터들이 등장해 새로운 이야기가 더해지면서 내용이 풍부해졌다.

영화는 안중근의 가족, 설희의 과거 등을 더 자세히 보여줬다. 스크린에 그려진 인물들의 전사(前史)는 설희가 명성황후와의 마지막 순간을 생각하며 ‘당신을 기억합니다, 황후마마여’를 부르는 장면 등에 개연성을 더한다.

무대와 객석의 거리가 사라지고 큰 화면을 통해 연기와 노래를 감상할 수 있다는 점은 영화가 가진 장점이다. 윤 감독은 “절반의 익숙함, 절반의 새로움을 추구했다. 뮤지컬과 영화의 가장 큰 차이는 시청각 거리의 차이다. 무대 위의 공연을 볼 때 관객들은 어느 정도 떨어진 곳에서 표정과 감정을 봤다면 영화에선 카메라가 관객의 시선이 된다”며 “카메라가 바로 눈 앞에 있기도, 하늘에 있기도 하면서 생생함과 웅장함을 느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배우들의 연기와 노래는 기대 이상이다. 뮤지컬 초연부터 13년째 안중근을 연기해 온 배우 정성화를 비롯해 김고은, 박진주 등이 노래에 절절한 감정을 담아 뮤지컬과 또 다른 감동을 준다. 안중근의 어머니 조마리아 여사(나문희)가 아들에 대한 애뜻한 마음을 담아 ‘내 사랑하는 아들 도마’를 부르는 장면은 관객들의 감정을 폭발시킨다.

정성화는 “카메라 앞에선 무대 위에서보다 더 디테일한 연기가 요구된다. 무대에선 노래를 크게 부르고 동작을 크게 해야 하지만 영화를 찍을 땐 노래를 소곤거리면서 작게 부르기도, 눈물을 흘리면서 부르기도 해야하는 등 많은 것들을 신경써야 했다”며 “큰 도전이었는데 완성된 영화를 보니 어느 정도는 해냈다는 생각이 든다. 영혼을 갈아넣은만큼 관객들에게 진심이 전달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조선의 마지막 궁녀 설희 역을 맡은 김고은. CJ ENM 제공

김고은은 첫 뮤지컬 영화를 찍으면서 느낀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는 “첫 장면에서 노래를 부를 때 감정이 확 올라와 목소리가 안 나왔다. 연습을 많이 하고 현장에 가서 어느 정도는 해낼 수 있을거라 생각했는데 당황스러움이 이루 말할 수 없었다”며 “뒷부분까지 부를 필요가 없는 장면이었는데 끝까지 부르면서 목이 멜 때는 어디에 힘을 빼야하는지 등을 연구했다”고 말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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