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연대 총파업 종료… 정부 원칙 대응 통했다

조합원 투표서 62%가 종료 찬성
대통령실 “천문학적 경제 피해”
정부, 안전운임제 원점 재검토

화물연대가 9일 총파업을 종료하고 현장에 복귀하기로 했다. 지난달 24일 안전운임제 일몰 폐지 등을 요구하며 총파업에 돌입한 지 15일 만이다. 사진은 한 조합원이 이날 경기도 의왕 내륙컨테이너기지(ICD) 앞에 주차된 화물차에서 파업 관련 현수막을 철거하는 모습. 연합뉴스

화물연대가 파업 15일 만인 9일 현장 복귀를 선언했다. 사상 첫 업무개시명령 발동과 ‘선 복귀 후 대화’ 원칙 천명 등 정부의 강경 대응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하지만 산업계가 이번 파업에 따른 손실을 3조5000억원으로 추산하는 데다 안전운임제를 둘러싼 노정 간 입장 차가 좁혀지지 않아 갈등은 지속될 전망이다.

화물연대는 이날 총파업 철회 여부를 두고 전체 조합원 투표를 한 결과, 총투표자 3575명 중 2211명(61.8%)이 파업 종료에 찬성했다고 밝혔다. 투표에 참여한 조합원은 전체 조합원 2만6144명 중 13.7%에 그쳐 파업 동력이 크게 떨어진 모습을 보였다. 파업은 끝났지만, 10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기로 한 집회는 예정대로 갖기로 했다. 화물연대는 “일몰 위기에 놓인 안전운임제를 지키기 위한 결단인 동시에, 제대로 된 안전운임제 지속과 확대를 위한 투쟁의 2막에 접어들었다”는 입장을 냈다.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브리핑에서 “화물연대의 집단운송거부는 우리 경제와 민생에 천문학적인 피해를 줬다”며 “화물업계의 제도개선을 모색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밝혔다.

화물연대 파업은 정부가 사상 첫 업무개시명령을 발동하면서 동력을 잃기 시작했다. 정부는 지난달 29일 국무회의에서 시멘트 분야 업무개시명령을 의결했고 8일에는 철강·석유화학 분야로 확대했다. 업무개시명령 효과로 시멘트 분야는 평상시 출하량을 회복했고 레미콘 타설이 어려워 중단됐던 건설 공사도 재개했다. 철강과 석유화학 분야도 평상시 대비 출하량이 절반을 넘기면서 회복세를 보였다.

정부는 지난 6월 이후 5개월 만에 재개된 파업에 강경 대응 원칙을 세우며 압박 강도를 높였다.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28일과 30일 두 차례 화물연대와 면담했지만 “협상은 없다”며 대화를 중단했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당시 “노조가 파업으로 힘을 과시하면 정부는 적당히 눈치 보다가 타협하는 일은 더 이상 없다”며 “불법과 억지, 비상식과 타협하지 않겠다는 게 정부의 일관된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파업이 장기화하자 정부는 안전운임제 3년 연장 제안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고 입장을 바꿨다. 업무개시명령 현장조사도 파업 종료와 상관없이 이어갈 방침이다. 국토부는 업무개시명령에도 현장에 복귀하지 않은 시멘트 화물차주 2명에 대해 지자체의 행정 처분을 요청하고 경찰에 고발했다.

원 장관은 이날 “화물연대 파업 철회 이후에도 건설 현장 내 잘못된 악습과 관행을 바로잡겠다”며 “노조의 불법 행위에 대해 회계 감사와 수사권을 발동하고 국토부와 고용노동부가 행정조사를 할 권한을 두겠다”고 말했다.

세종=심희정 박상은 기자, 정현수 기자 simcit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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