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들이 예수를 믿어야 한다, 그것밖에는 답이 없다”

[신년대담] 홍정길 남서울은혜교회 원로목사

홍정길(남서울은혜교회) 원로목사가 지난 27일 서울 강남구 일원동 밀알학교 이사장실에서 국민일보와 신년 대담을 하고 있다. 홍 목사는 한국교회 성도들을 향해 “성경 말씀의 실제를 삶을 통해 드러냈으면 한다”며 “어려울 때일수록 하나님은 큰 위로를 주셔서 상황을 역전시키신다”고 격려했다. 장진현 포토그래퍼

홍정길(80) 남서울은혜교회 원로목사에게 한국교회가 사회로부터 지탄받는 이유로, 존경받는 목회자가 적기 때문인 것 같다는 아쉬움을 전하자 "목사들이 예수를 믿어야 한다. 그것밖에는 답이 없다"는 단호한 답이 돌아왔다. 한국교회의 '복음주의 4인방'으로 불리는 교계 원로 홍 목사의 자기 성찰이자, 후배 목회자들을 향한 애정 어린 질책이었다. 국민일보는 지난 27일 서울 강남구 일원동 밀알학교 이사장실에서 홍 목사를 만나 다사다난했던 한 해를 돌아보며, 2023년도 한국교회가 나아갈 방향과 필요한 역할에 대해 의견을 들었다. 한국교회의 재부흥이나 다음세대를 살리는 방안에 대해서도 홍 목사의 대답은 똑같았다. "한국교회가 예수님을 잘 믿는 것 외엔 답이 없다"는 것, 곧 본질이었다. 그리고 이를 위해 그가 강조한 것은 그저 사랑한다고 말로만 외치는 것이 아닌 세상에 그 실제를 보여주는 것이었다. "여든의 나이라 온몸이 성한 곳이 없다"며 웃으면서도 한국사회와 교회를 위한 홍 목사의 조언에는 힘이 실렸다.

대담=이명희 종교국장

-지난 한 해 가장 은혜로운 순간과 가장 안타까웠던 순간을 꼽는다면.

“최근 발달 장애가 있는 아이들이 어떻게 삶을 꾸려나가는지 보여준 TV 프로그램 ‘희망TV SBS’를 보며 은혜받은 일이 기억난다. 1시간 40분 동안 광고도 없이 많은 시간을 할애해 아이들이 얼마나 즐겁게 사는지를 보여준 방송을 보며 감사했다. 장애인을 섬기고자 시작한 사회복지법인 밀알복지재단 사역이 30주년이 돼 간다. 산하 특수학교인 밀알학교 졸업식을 가보면 슬프고 절망적일 때가 많았다. 자폐 장애가 있다는 건 진정한 장애라고들 한다. 자기 속에 갇혀 살며 주변의 사랑과 은혜 베풂을 실감 못하기 때문이다. 장애가 있는 자녀를 둔 가정이 무너지는 모습도 많이 봤다. 생존만 겨우 하던 아이들이 삶을 꾸려나가며 뛰어다니는 모습, 두 시간 넘게 출퇴근하면서도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며 그 가족들이 얼마나 기뻐할까 싶었다. 방송 내내 울었다.

슬펐던 순간은 ‘이태원 참사’ 때였다. ‘건강한 머리가 없는 나라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른들의 책임이 너무 크다. 그동안 우린 좋은 학교 진학만 목표로 애들을 키웠지 건강한 인생을 살며 슬픔 속에서도 위로를 받는 문화를 만들어준 적이 없었던 것 같다. 앞으로 우리 숙제다.”

-국민일보는 지난 한 해 동안 ‘한국교회 세상 속으로’ 기획 기사를 연재하는 등 사회 속 교회의 역할을 모색했다. 2023년 한국교회에 주어진 과제는 무엇일까.

“모든 종교는 나름의 유지법이 있다. 유교는 제사가 있고, 가톨릭은 엄청난 문화유산이, 무슬림은 메카를 향해 하루 다섯 번 인사드리는 의식이 있다. 개신교의 경우는 가장 좋은 것을 붙잡았다. 불멸의 가치인 하나님 말씀이다. 문제는 말씀에 대응하는 실제가 있어야 하는데 한국교회는 이 말씀에 대한 실제가 없다. 성경이 말하는 사랑과 은혜는 실제 삶을 통해서 드러나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교회의 존재 이유가 없다. 1907년 평양 성령강림운동 당시 부흥이 일며 회개가 실제로 일어났다. 성경 속 추상적인 일들이 실제로 일어나는 것을 경험한 점은 한국교회로서는 엄청난 축복이었다. 그리고 이는 일제의 압박을 견딘 힘이 됐다. 한국교회가 현재의 위기를 극복하려면 복음을 다시 전해야 한다. 갈 바를 모르는 이 시대야말로 참으로 복음이 필요하다. 예수가 없으면 교회는 무너진다. 우리 속에 살아계신 예수 그리스도를 세상에 전하는 일을 다시 시작해야 한다. 신자를 향해 ‘왜 우리와 똑같냐’고 묻는 세상에 답할 때다. 그래서 다시 조용히 전도 운동과 전도 집회를 시작해보려 한다.”

-청년층 복음화율은 3%다. 미전도종족 수준이다. 해결 방안은 무엇인가.

“천지를 창조하신 하나님이 가장 먼저 하신 일이 가정을 통해 인류를 축복하신 일이다. 하나님은 가정을 통해 우리 삶을 시작하시고, 유지하시며, 성숙시켜 나가신다. 자식은 부모가 가르친 대로, 부모가 사는 대로 산다고들 한다. 부모가 진짜 선한 일이 무엇인가를 삶으로 보여줘야지, 말만 하면 안 된다. 목숨과도 바꿀 정도로 소중한 아이들에게 부모들이 직접 내가 믿는 예수를 전하고 가르쳐야 한다.”

-연일 북한은 미사일을 발사하고, 남북 관계는 대화 단절로 경색돼 있다. 한반도 평화와 북한의 복음화를 위해 한국교회와 성도는 어떤 신앙관을 갖고 준비해야 할까.

“아무리 얘기해도 북한은 안 바뀐다. 30년 넘게 민간 차원에서 북한과 교류하며 느낀 것이 어떤 경우에도 흔들리지 않는 걸 붙잡아야 한다는 것이다. 아이들이 두 살이 될 때까지 제대로 된 영양을 공급받지 못하면 지적장애를 얻을 확률이 높다는 얘기를 들었다. 그 이후 어떻게든 북한의 아이들에게 이유식이라도 먹이고자 노력해온 게 30년이 됐다. 정권마다 다른 정책을 펴는 정부와 달리 민간은 일관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그동안 자유민주주의와 공산주의로 나뉜 한반도의 간극을 메우려면 브리지(다리)를 놔야 한다는 말엔 모두가 공감하나, 아무도 그 다리의 교각을 만들려는 이가 없다. 앞서 통일된 독일의 경우 독일교회가 그 일을 했다. 6·25전쟁 당시 외국인들이 보내 준 우유와 옷으로 전쟁을 이겨내지 않았는가. 우리 크리스천이 먼저 이를 갚는다는 마음으로 일해야 한다.”

-교계 현안으로 차별금지법 문제나 사학법 개정, 낙태 문제 등 첨예한 이슈가 있다. 기독교 가치관을 어떻게 하면 사회에 올바르게 전할 수 있을까.

“설명하며 공감을 얻는 것보다 중요한 건 기독교 가정이 아름다운 가정으로 세상에 비치는 것부터다. 하나님은 인류에 가정을 만들어 주시며 이를 최대 축복의 통로로 만드셨고, 모든 자식을 부모의 사랑과 관심 속에 자라도록 만드셨다. 하지만 이게 다 무너졌다. 사람들이 가족의 소중함을 잊게 되니 각자 자유롭게 살도록 돕는 걸 인권이라 여기게 됐다. 동성애자들도 인간적으로 사랑해야 하는 건 맞지만, 동성애를 잘못이라 생각하는 이들에게 억지로 동성애를 용납하라는 것은 잘못됐다. 북한의 인권에는 말 한마디 못하면서 하나님이 하지 말라고 하신 일엔 마치 용기 있는 사람처럼 왜들 그러는지 모르겠다.”

-2023년 계획은 무엇인가.

“한국교회의 부흥을 위한 집회를 돕고 싶다. 또 하나는 통일에 앞서 다문화 가정을 품는 것이다. 현재 해외 선교사 36가정이 귀국해 경기도 남양주시 화도읍 월드피플 센터를 비롯해 강원도 춘천시에 마련된 학사관 등에 머물고 있다. 이들과 함께 각자 선교했던 곳에서 국내로 입국한 현지인들을 섬기는 일을 최근 시작했다. 해외에서 다문화 가정을 향한 인종 차별 등으로 문제를 겪는 일을 많이 봤다. 다문화 가정에서 자란 아이들을 한국교회가 품어야 한다. 그저 사랑한다는 말뿐인 아닌 사랑의 실제를 보여주며 그들의 영혼을 품으려 한다.”

-큰 우려와 기대 속에 2023년과 마주했다. 신자들에게 새해 인사와 메시지를 주신다면.

“하나님은 대한민국을 사랑하신다. 한국은 소위 ‘헬조선’ 땅이 아니다. 어려울 때일수록 하나님은 우리에게 큰 위로를 주셔서 상황을 역전시키셨다. 하나님께서 우리나라를 망하게 하고자 마음먹으셨으면 일제치하나 6·25전쟁 때 망하게 하셨을 것이다. 아시아 국가 중 유일하게 자유민주주의를 올바로 사는 나라는 우리나라뿐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그 자유민주주의는 성경에서 나왔다. 지난 역사의 모든 역경을 뚫고 우리를 인도하신 분, 하나님을 믿자.”


정리=임보혁 기자 bosse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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