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5세 성도만 모인 교회, 마음껏 ‘믿음의 실험’을 펴다

[MZ동행 설명서] <2> 선한목자교회 속 교회 ‘젊은이교회’의 도전

경기도 성남 젊은이교회가 지난달 4일 총회에서 ‘2023년도 청년기획위원’을 최종 인준한 뒤 소개하고 있다. 젊은이교회 제공

경기도 성남 ‘젊은이교회’는 이름만으로 명쾌하게 교회를 설명한다. 한국 나이 20세부터 35세까지만 출석할 수 있다. 새해 첫 주일인 1월 1일 2004년생 127명은 새롭게 젊은이교회에 들어왔고 이날 현장 예배엔 30여명이 참석했다. 그리고 1989년생은 젊은이교회에서 본교회인 다윗공동체(싱글공동체)로 이동했다.

‘젊은이교회’가 나선 ‘믿음의 실험’

선한목자교회(유기성 목사)는 2006년 2월 청년부를 분리시켰고, 청년부는 ‘선한목자 젊은이교회’로 다시 세워졌다. 이 교회 유재일(39) 목사는 “청년들이 자발성과 독립성을 갖고 교회를 세우도록 했고 어른들은 울타리 역할만 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그래서 교회를 설명하는 말은 ‘믿음의 실험실’이다. 하나님 말씀 가운데 청년들이 믿음을 사용하고 실천해보자는 취지에서다. 재정· 행정·사역부터 의사결정까지 교회의 제반사항을 청년들이 주도적으로 한다. 처음이다보니 시작부터 현실적인 고민을 마주해야 했다. 예산안 짜기가 그것이었다.

유 목사는 “사업계획을 세우고 예산을 잡아야 하는데 규모 자체를 몰랐다”고 했다. 고민의 과정에서 방법을 찾았다. 유 목사는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일에 재정을 사용하기로 했고 봉사 구제 선교 등에 예산을 우선 책정했다”면서 “결산 때 하나님 기뻐하시는 일에 사용하면 넘치도록 채워주신다는 걸 알게 됐다”고 했다.

조직은 입체적으로 꾸렸다. 우선 느헤미야(28~35세), 여호수아(20~27세) 공동체를 세웠다. 공동체 안엔 ‘팀’ ‘또래’ ‘셀’이란 이름의 모임이 있다. 팀은 교회를 세우는 사역을 하며 예배진행 방송 선교와 재정 등 조직을 10개로 나눴다. 또래는 같은 해에 태어난 사람들끼리 묶는다. 셀은 동아리로 이해하면 쉽다. 다양한 사역을 펼칠 수 있는 곳으로 ‘에바다셀’은 장애를 갖고 있는 청년이 또래 청년들과 함께 하기 위해 만들었고, ‘언더더시셀’은 바닷가에서 조깅하며 쓰레기를 줍는 플로깅 운동을 한다.

사역과 재정은 의사결정기구인 기획위원회에서 위원들의 만장일치로 결정한다. 공동체 대표, 팀 안의 10개 조직 리더, 또래 대표, 셀 대표가 위원회에 참여한다. 느헤미야와 여호수아 공동체에서 각 13명씩 총 26명, 사역자와 스태프 등 15명까지 포함해 41명이다.

위원이 되려면 엄격한 절차를 거쳐야 한다. 매년 추천위원회가 명단을 제출하고, 인선위원회를 거치면 해당 청년을 ‘콜링(Calling·부르심)’한다. 기획위원회와 총회는 콜링에 순종하는 청년을 최종 인준한다. 연령 제한은 없다. 대학 입학과 함께 젊은이교회에 출석하는 원지연(27)씨는 “조용히 교회 다니기로 했는데 스물 세살에 기획위원까지 했다”고 말했다.

청년들은 교회 안에서 선택의 자유와 함께 책임감을 경험한다. 송지현(31)씨는 “교회 사역을 감당하면서 말 한마디, 의견 하나로 누군가의 마음에 어려움을 주지 않을까 걱정이 많았다”면서 “예수님과의 동행 안에서 믿음으로 구현해 나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패는 실패가 아니다

선한목자 젊은이교회가 써내려가는 MZ동행 이야기의 핵심은 ‘실패는 실패가 아니다’는 것이다. 유 목사는 “세상에선 실패라 해도 우리에겐 성장”이라며 “하나님도 믿음을 사용하라고 하셨지 결과까지 책임지라고 하시진 않았다”고 했다. 기획위원회에서 안건이 부결될 때는 밀어붙이지 않고 함께 기도하며 기다렸다. 실패를 통해 성숙을 경험하기도 했다.

원씨는 “봉사팀에 있을 때 한 어르신 가정에서 다리 수술을 하고 싶다고 해 교회 재정으로 해 주자는 안건을 올렸더니 통과됐다”며 “상황이 좋지 않아 결국 진행하지 못했다. 열정이 넘쳐 기도하지 않고, 빨리 진행했다는 걸 알았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젊은이교회만의 특징인 순환구조 역시 도전이면서 기회로 작용하고 있다. 교회는 매년 연령에 따라 청년들이 들어오고 나가면서 자연스럽게 순환구조가 됐다. 유 목사는 “교회를 잘 아는데다 재정 부담을 감당하던 연령대가 교회를 떠나고 돌봄이 필요한 가장 어린 또래가 들어온다”며 “부담은 있지만 어린 청년들을 리더로 키우는 과정은 의미가 있다”고 조언했다.

나이가 차 젊은이교회를 떠난 청년들의 이야기도 흥미롭다. 그들 대부분은 본교회로 돌아가 권사 집사 지역장을 맡기도 한다. 어떤 청년은 결혼하면 본교회를 떠나 미자립교회로 가겠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이 곳에서 경험한 노하우를 토대로 미자립교회를 섬기겠다는 것이다.

교회는 올해 비전연구소도 새롭게 만들었다. 연구소 일원인 양수민(26)씨는 “또래 셀 예배팀으로 활동해 온 사역 경험들이 쌓이면서 청년 세대를 위해 고민하고 연구하자는 취지에서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유 목사는 “청년은 우리가 평생 사역할 대상이니 그들을 이해하고 연구해야 한다”면서 “우리 모델이 정답은 아니다. 이렇게도 청년들을 세울 수 있다는 시선으로 지켜봐 달라”고 요청했다.

성남=서윤경 기자 y27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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