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환 충북지사는 2023년 도정 방향의 키워드를 ‘권리회복과 체질 개선’으로 제시했다. 그동안 각종 개발정책 등에서 불이익을 당한 충북의 권리를 회복하고 충북의 경제를 젊게 변화시켜 저성장 국면 속 경제위기를 타개하겠다는 것이다.

김 지사는 지난 3일 도청 접견실에서 진행된 국민일보 인터뷰에서 “중부내륙연계발전지역 지원특별법 제정과 댐 주변 지역의 규제 완화를 통해 중부내륙시대 초석을 다지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충북이 대한민국 개혁의 테스트베드가 되도록 할 것”이라며 “충북이 시작한 정책·사업은 다른 지역으로, 국가사업으로 확산시키겠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중부내륙연계발전지역 지원특별법은 어떤 내용인가.

“특별법 대상은 충북과 경계를 맞댄 경기, 강원, 충남, 대전, 세종, 경북, 전북 7개 시·도다. 법안에는 중부내륙연계발전지역의 이용·개발과 보전, 균형발전을 포함한 발전종합계획 수립, 자연환경의 지속가능한 이용계획 수립, 중부내륙연계발전지원위원회 설치, 규제특례, 재정적 지원 등이 담겼다.”

-이 법안의 핵심은 무엇인가.

“동해안시대, 서해안시대 등 연안시대가 지나고 이제는 중부내륙시대가 펼쳐질 것이다. 그동안 지역균형발전 정책은 수도권과 비수도권 격차를 줄이는 데 집중됐다. 이 법안은 중부내륙을 강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중부내륙이 겪는 규제를 풀거나 변화시켜 차별과 희생에 대한 정당한 보상을 받고 국가 균형발전을 이룰 입법이 필요하다. 인천공항으로 몰리는 항공 물류도 청주공항 등 내륙으로 분산해야 한다.”

-청주공항이 물류 거점이 되려면 활주로 연장이 필수적인데.

“군사 목적으로 1개의 활주로도 온전히 사용하지 못하는 청주공항 현실에 제 목소리를 내겠다. 반도체, 화장품, 의약품 등 충북에 몰린 기업들의 물류비용 절감과 균형발전을 기대할 수 있다.”

-충북도는 전국 출생률 1위가 목표다.

“올해부터 도내 출산 가정에 5년간 1100만원의 수당을 지급한다. 충북과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인구소멸을 막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고 시급하다. 충북은 불가능에 가까운 출생률 증가라는 난제와 정면으로 붙어볼 생각이다. 직접적인 출산과 양육 지원은 물론 보육, 교육, 문화, 일자리 문제를 획기적으로 개선할 것이다. 출산율을 늘리기 위해서는 돌봄과 보육이 핵심이다. 지방정부는 출산양육수당을 지원하고 돌봄을 완벽하게 해결해야 한다. 부모들이 급한 용무가 있을 때 안심하고 자녀를 맡길 수 있는 119돌봄센터를 건립할 것이다. 할아버지 할머니를 대신해 도가 자녀들을 돌봐주겠다.”

-의료비 후불제가 올해부터 시행된다.

“의료비 후불제는 목돈 지출 부담으로 치료를 제때 받지 못하는 취약계층에게 의료비를 빌려주는 제도다. 65세 이상 충북도민 중 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계층, 장애인 등은 임플란트와 슬관절·고관절 인공관절, 척추·심혈관·뇌혈관 시술이나 수술을 받을 때 의료비를 1인당 50만~300만원을 대출받을 수 있다. 대출금은 무이자로 분할상환하면 된다.”

-이건 다른 나라에서도 생소한 복지개념인데.

“의료비 후불제는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후행복지가 아니라 도민들이 필요한 진료를 제때 받아 건강하게 오래 살 수 있도록 지원하는 선행적 의료복지 제도다. 진료를 먼저 받고 진료비를 나중에 지불하는 제도로 기존 선불진료 시스템을 역발상으로 뒤엎는 세계 최초의 혁신적인 정책이다. 진료와 결제 순서를 바꿔 국가의 예산이 거의 들어가지 않아도 의료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의료 복지를 해결할 수 있다.”

-불요불급한 예산을 과감히 정리하고 있다.

“관사 반납과 집무실 축소 등 불필요한 예산 절감에 노력하고 있다. 올해부터는 우리나라 경제 상황이 어두운 만큼 예산 절감 차원에서 솔선수범해야겠다. 앞으로 해외출장을 갈 때마다 직원들과 동일하게 같은 좌석(일반석)을 이용하고 저렴한 숙소에서 머물 것이다. 절약된 예산은 인재 육성에 투자하겠다. 도정 방침은 사람에 대한 투자다. 모든 사업의 중심은 교육이다. 교육부가 틀어쥐던 지방대학 지원 예산을 포함한 교육정책 권한을 지방자치단체에 넘기겠다는 정부 방침은 혁명적이다. 충북이 시범지역으로 선정될 가능성이 크다. 시범지역으로 선정되면 대학 경쟁력을 높이고 인구소멸 위기도 극복할 수 있다. 지방소멸 문제와 지방대 통폐합 등 대학구조조정 문제 해결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2027충청하계세계대학경기대회 준비는 어떻게 진행되나.

“충청권에서 열리는 최초의 국제종합스포츠 대회이자 지방정부가 처음으로 연대와 협력을 통해 이뤄낸 결실이다. 스포츠 인재를 발굴하고 생활체육 활동 터전을 마련하는 등 지속가능한 대회 유산을 창출하는 데 큰 의미가 있다. 충청권 4개 시·도의 상호교류 확대의 기회로 삼고 메가시티 완성을 위한 밑거름이 되도록 할 것이다. 대회 성공의 관건은 단결과 연대다. 올 상반기 조직위원회 설립을 목표로 하고 있다.”

-자신을 장돌뱅이로 홍보하고 있다.

“정치인이나 지도자라면 어떻게 하면 한 푼이라도 더 벌어 국민들에게 그 혜택을 돌려줄지 고민해야 한다. 물건을 파는 상인의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충북을 홍보하고 가치를 높이는 일에 항상 앞장서겠다. 창조적 상상력에 기반을 둔 다양한 사업들이 도민의 삶을 바꾸고 국민을 행복하게 할 것이라 믿는다. 앞으로도 모두에게 감동을 주는 정책으로 대한민국의 혁신을 앞에서 이끌겠다. 올해 충북 도정에 담길 다양한 가치들은 대한민국과 충북의 재도약을 위한 밑거름이 될 것이다.”

청주=홍성헌 기자 adho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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