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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들 “경매 낙찰 받아도 보증금에 못미쳐”

‘빌라왕’ 사기 피해자들 분통·눈물
“한두 달 사는 집이 긴급지원?” 따져

이원재 국토교통부 1차관이 서울 영등포구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전세보증금 피해 임차인 설명회에서 지원 방안을 설명하고 있다. 국토부에 따르면 경찰청에 수사 의뢰된 전세사기 사건 106건의 피해자 68.8%가 20~30대인 것으로 집계됐다. 연합뉴스

‘빌라왕’ 김모씨와 정모씨가 사망하면서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보증 보험에 가입하지 못한 전세사기 피해 임차인들이 미흡한 정부 대책에 분통을 터뜨렸다. 정부가 피해자에게 제공하는 저리 대출이나 임시 거처를 실질적으로 이용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피해자들은 경매로 넘어간 전셋집을 경매로 낙찰받더라도 전세 보증금에 미치지 못한다며 보상 방안을 정부에 요구했다.

국토교통부는 10일 서울 영등포구 전경련회관에서 전세보증금 피해 임차인 설명회를 열었다. 임대인이 사망하면서 HUG 보증보험에 가입하지 못한 피해자들이 설명회에 참석했다. 한 피해자는 “전셋집 경매가 진행 중인데, 낙찰받는다고 해도 전세금 전액을 받을 수 없다”며 “소송 비용, 경매 개시 금액, 대출 이자까지 들어간 돈이 전 재산이다. 그런데 이에 대한 정부 대책은 하나도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부가 악성 임대인 정보를 사전에 공유했다면 추가 피해가 없었을 것이라는 지적도 있었다. 또 다른 피해자는 “빌라왕 김씨가 2021년 4월 HUG에 보증보험 관련 서류를 제출했는데 거절됐다”며 “당시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을 텐데 지난해까지 임차인들과 거래할 수 있었던 이유가 무엇이냐”고 말했다. HUG는 이 내용을 파악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정부가 HUG 보증 미가입자에 대해 가구당 최대 1억6000만원(연이자 1%대)의 긴급 저리 대출을 지원하고, 공공임대 주택을 임시 거처로 활용하겠다는 방안도 실효성 없다는 지적을 받았다. 한 피해자는 “저리 대출 기준이 중위소득 125%인데, 대부분 피해자는 전세 보증금 2억~3억원에 살고 있다. 이분들은 저리 대출 소득 기준을 넘는데 어떻게 지원하겠다는 것이냐”고 말했다.

다른 피해자는 “인천 미추홀구 피해자들은 HUG 강제관리 주택이나 LH 공실 주택에 들어갈 수 있다고 안내받았는데, 한두 달 만에 퇴거할 수 있다고 한다. 이게 주택이냐”라며 “한두 달 사는 집에 이사비용을 내면서 이사해야 하는데, 이게 긴급주거지원이냐”고 따졌다.

지난해 HUG에 접수된 보증사고는 5400건으로, 피해 금액은 약 1조2000억원에 달한다. HUG 보증보험에 가입돼 있지 않은 피해 사례까지 더하면 사고 건수와 금액은 크게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국토부는 지난해 7월부터 이달까지 집계한 전세사기 의심 정보 1만4000건을 경찰청에 공유했다. 특별단속 결과는 이달 중에 발표한다. 단속 기간도 연장한다는 계획이다.

심희정 기자 simcit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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