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디스플레이 독립’… 패널 공급해온 한국 기업들 긴장

블룸버그 “내년 애플워치 시작으로
아이폰·아이패드에 자체 제작 패널”
외주화 땐 생태계 급변 몰고올 수도


애플이 내년에 애플워치를 시작으로 아이폰 등 다양한 제품에 자체 제작한 디스플레이를 적용한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꾸준히 시도해왔던 ‘부품 내재화’ 흐름을 디스플레이 분야로 확대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아이폰 등에 패널을 독점 공급하다시피 해온 한국의 디스플레이 기업들에 ‘애플의 독립선언’이 위기로 작용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블룸버그 통신은 15일(현지시간) 애플이 내년 가을 애플워치 울트라에 자체 제작한 마이크로 LED를 채택할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애플워치를 시작으로 아이폰, 아이패드 등 주력 제품에 자체 제작 디스플레이를 탑재할 것이라는 예측도 덧붙였다. 마이크로 LED는 빛을 내는 소자(LED)를 하나씩 이어 붙이는 방식으로 패널을 만드는 기술이다. OLED의 약점으로 여겨지는 번인 현상이 적고 밝기는 더 좋다. 전력 소비도 적어 장기간 배터리를 유지해야 하는 스마트워치에 적합한 상품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애플은 현재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등으로부터 OLED 패널을 받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애플워치와 아이폰에, 삼성디스플레이는 아이폰에 디스플레이 패널을 납품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그러나 애플은 외부에 의존하고 있는 패널 공급망을 자체 개발한 디스플레이로 내재화해 가격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애플은 지난 2016년 마이크로 LED 관련 특허를 획득한 이후 맞춤형 기술 개발에 꾸준히 힘을 쏟고 있다.

애플의 ‘디스플레이 독립선언’이 가시권에 들어오면서 한국의 디스플레이 업계는 파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애플이 패널 공급을 받지 않으면, 당장 한국 기업들의 매출이 크게 줄어들 수 있다. 디스플레이 업계에서는 LG디스플레이 매출 중 애플 비중이 약 36%, 삼성디스플레이에선 약 21%라고 추산한다.

애플이 대량생산을 위해 외주화하면 디스플레이 생태계에 지각변동이 일어날 수도 있다. 애플은 자체 개발한 스마트폰 중앙처리장치(AP)의 대량생산을 TSMC에 맡겼다. 이에 TSMC는 안정적 매출을 거두면서 반도체 시장에서 점유율을 끌어올렸다. 디스플레이 역시 생산력이 있는 기업에 위탁하면, 글로벌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매출 순위가 뒤바뀔 가능성이 크다.

애플이 마이크로LED 생산력을 추후 외부 공급망과의 가격 협상력을 높이는 데 활용할 수도 있다. 애플 의존도가 큰 기업의 경우 애플이 자체 생산이라는 협상카드를 쥐고 있으면 거래량을 유지하기 위해 패널 단가를 낮출 수밖에 없다.

반면 영향이 제한적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현재로선 마이크로 LED의 단가가 높아 일반 소비재에까지 상용화하기에는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기술은 있지만 이를 상용화하는 것은 다른 의미다. 가격 경쟁력과 시장 수요를 갖추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텐데, 그동안 디스플레이 기업들도 기술 개발을 해 경쟁력을 갖출 것이다. 애플로서도 기존처럼 기술력이 뛰어난 공급망을 선택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성필 기자 fee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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