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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당] 최강 한파

박정태 수석논설위원


서울에서 기상 관측이 시작된 건 1907년이다. 그간 기상 관측 결과, 서울 최저기온이 가장 낮았던 때는 1927년 12월 31일로 영하 23.1도였다. 2000년대 들어서는 2001년 1월 15일이 가장 추웠다. 최저기온 영하 18.6도였다. 20년 뒤인 2021년 1월 8일에도 똑같이 영하 18.6도를 기록했다. 평년과 비교할 때 10도 이상 낮은 것이다. 2000년 이후 서울 최저기온 2위는 영하 18.1도(2016년 1월 24일), 3위는 영하 17.8도(2018년 1월 26일과 2011년 1월 16일)였다.

전국적으로 올겨울 최강 한파가 몰아치고 있다. 설 연휴 마지막날인 어제 서울 최저기온이 영하 16.7도로 뚝 떨어진 데 이어 오늘은 그보다 더 낮은 영하 18도가 예고됐다. 지난 23일 밤부터 영하 50도가 넘는 북극의 찬 공기가 북서쪽에서 밀려 내려오면서 기온이 급강하했다. 24일 최저기온이 영하 25.5도인 강원도 철원을 비롯해 전국 대부분 지역에 한파 특보가 발효됐을 정도다. 바람이 거세게 불면서 서울 아침 체감온도가 영하 25.5도까지 내려갔다고 하니 역대급 강추위다. 한파와 강풍에 폭설마저 퍼붓는 제주도는 하늘길과 바닷길이 모두 끊겼다. 건강관리와 안전 및 화재, 상수도 동파, 전력 수급 등에 각별히 유의해야겠다.

우리나라 주변국도 최강 한파에 자국 국민을 향해 연일 경보음을 발하고 있다. 이미 추위중급경보를 발령한 북한은 어제 양강도 삼지연시 백두산지구의 최저기온이 영하 41도까지 급격히 내려간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열도에도 24∼26일 사흘간 매서운 한파에 폭설까지 예고되면서 당국이 외출 자제 등을 당부했다. 중국은 최북단 헤이룽장성 모허시 기온이 22일 영하 53도까지 떨어져 자국 내 역대 최저기온 신기록(종전 1969년 영하 52.3도)를 세우기도 했다.

지구 온난화를 걱정하는 판국에 역대급 한파가 닥친 건 아이러니다. 하지만 이 또한 온난화의 결과라는 분석이다. 북극의 찬 공기를 가두고 있는 제트기류가 온난화로 약화된 틈을 타 한파가 쏟아져 내려왔다는 것이다. 온난화의 역설이다.

박정태 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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