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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잇단 공공요금 폭탄… 취약층 지원에 손놓지 말아야


설 연휴 마지막 날인 어제 서울 체감온도가 영하 26도까지 떨어지는 올겨울 최강 한파가 닥쳤고 이는 오늘 오전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역대급 추위지만 서민들은 집안에서 맘껏 온기를 쬐기도 어렵다. 난방비 폭탄 때문이다. 지난달 아파트 관리비 고지서를 받아본 이들은 대폭 급증한 난방비에 화들짝 놀랐다. 2배 이상 오른 가정이 수두룩했다. 액화천연가스(LNG) 가격이 1년 새 130% 가까이 급증한 데 따른 것이긴 하나 맹추위에도 보일러 틀기 겁나는 서민은 울상이다.

요금 폭탄은 난방비에 그치지 않는다. 서울시는 4월부터 지하철과 버스 요금을 당초 300원 인상안에 400원 인상안까지 추가해 검토키로 했다. 이 경우 지하철 요금은 현재의 1250원에서 최대 1650원, 일반 버스는 1200원에서 1600원까지 오른다. 400원 인상 시 지하철 요금 증가율은 32%나 된다. 대중교통 수단의 적자 실태, 8년간 요금 동결을 고려하면 인상이 불가피한 건 맞다. 하지만 지난해 물가 급등의 직격탄을 맞은 서민들이 한 번에 수십%나 오른 요금을 감당하라는 것은 가혹할 수 있다. 전기요금, 상하수도료, 택시요금도 줄줄이 인상 대기 중이다.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공공요금이 급등하는 건 세계적 추세다. 유럽 일부 국가에서는 지난해 난방비가 최대 10배나 뛰었다. 우리나라의 경우 전임 정부가 선거 등을 고려해 인위적으로 공공요금을 억제한 데 따른 반작용도 있다. 그럼에도 정부가 취약계층의 부담 최소화, 한꺼번이 아닌 순차적 인상과 같은 물가의 완충 기능을 외면해선 안 된다. 지난해 3분기 가계 실질소득은 5년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올해 경기 침체가 가시화된 가운데 물가 급등세를 방치하면 소비 부진을 부채질해 경기 회복의 모멘텀을 잃어버릴 수 있다. 정부가 난방비를 주는 에너지 바우처를 지난 3년간 23만 가구가 지급받지 못했다는 보도도 있다. 지원 사각지대를 해소하는 노력 없이 어쩔수 없다는 식으로 공공요금 인상을 먼 산 보듯 하는 것은 무책임한 행동이다. 어떤 정책이든 경제 약자에 대한 배려와 지원이 전제돼야 국민들도 수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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