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시사 > 전체기사

[사설] 독도 망언·과거사 부정, 한·일 관계 개선의 걸림돌이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23일 국회 시정연설에서 한·일 관계 개선 의지를 밝혔다. 한국을 “국제사회의 다양한 과제 대응에 협력해야 할 중요한 이웃 나라”라면서 “한·일 관계를 건전한 관계로 되돌리고 더욱 발전시키기 위해 긴밀히 의사 소통해 나가겠다”고 했다. 기시다 총리의 인식에 공감한다. 한국과 일본이 우호 관계 속에서 윈·윈을 도모하는 것이 양국 모두에 이익이라는 데 이견이 없을 것이다. 강제징용 배상 판결 이후 급랭한 갈등을 해소하고 우호 협력 관계를 복원해야 할 필요성은 굳이 강조할 필요도 없다.

하지만 관계 개선이 말만으로는 이뤄질 수 없다. 양국이 미래지향적 우호 협력 관계를 열려면 갈등의 원천인 과거사에 대한 일본 정부의 진심 어린 사과와 걸맞은 책임을 지겠다는 자세가 필요하다. 기시다 총리가 관계 개선 의지를 밝힌 그날 일본 외무상이 국회 연설에서 독도가 일본 고유의 영토라고 주장했는데 이런 태도로 양국 관계를 개선할 수 있겠나. 외무상은 2014년을 시작으로 10년째 외교연설에서 독도 망언을 반복하고 있다. 일본 정부가 조선인이 대규모 강제동원됐던 사도광산의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추진하면서 강제동원 사실을 제외하려는 것도 침략의 과거사를 부정하는 행태다. 2015년 ‘하시마’(군함도) 등재 당시 강제동원 등 유산과 관련된 모든 역사를 전하겠다는 유네스코와의 약속을 어겨놓고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사도광산 꼼수 등재를 추진하는 것은 염치없는 짓이다.

2000년대 들어 일본이 우경화로 치달으면서 역사 교과서 왜곡, 고위 관료들의 잇단 망언 등 과거 반성과는 거리가 먼 행태가 셀 수 없을 정도다. 강제징용 배상 갈등을 풀기 위한 우리 정부의 노력에도 일본 정부는 책임 회피에 급급하고 있다. 이런 행태가 바뀌지 않는다면 한·일 관계 개선은 요원할 수밖에 없다. 설령 어떤 합의가 이뤄진다 해도 작은 돌발 변수에 언제든 깨질 수 있는 ‘살얼음판 관계’에 그칠 것이다.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국민일보 신문구독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