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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45년 20세男 고작 12만’ 인구절벽에 국방도 ‘위태’

[인구가 미래다!] <1부> 아이 울음소리 사라졌다-④ 인구절벽, 국가안전망 흔든다


저출산은 단순히 ‘아이를 낳지 않겠다’는 개인 선택의 영역을 넘어 국가 전체 안전망에도 영향을 준다. 대표적인 경우가 병력 감소에 따른 군부대 개편이다. 지난해 말 제27보병사단(이기자부대)이 창설 69년 만에 해체돼 역사 속으로 사라졌고, 육군 제8군단도 올해 상반기 해체될 전망이다.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이 여전히 큰 상황에서 저출산으로 인한 병력 감소는 우리 사회 전체가 고민하지 않을 수 없는 문제다. 인력 위주로 꾸려진 현재의 군 시스템에서 병력이 줄어든다는 것은 국가 안전망 약화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인력 위주 대비태세로는 한계


2018년 ‘60만 대군’이던 우리 군의 병력 수는 지난해 50만명대로 내려앉았다. 통계청의 장래인구추계에 따르면 이 병력 규모도 계속 유지하기 어렵다. 2020년 33만여명이던 만 20세 남성 인구가 2025년 23만명대로 줄어든 뒤 2045년에는 12만명대로 급감하기 때문이다.

정부 안팎에선 장기복무 선발 확대, 군대 근무여건 개선, 현역 판정률 상향, 여군 인력 확대 등 다양한 방안이 거론되지만 획기적으로 병력을 늘릴 수 있을지에 대해선 대체로 회의적이다.

군 당국도 ‘2023~2027 국방중기계획’에서 2027년까지는 병력 50만명 수준을 유지한다고 했지만, 그 이후의 병력 축소는 불가피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인력 위주의 군 체질 자체를 바꿔야 하는 상황이다.

정부는 ‘국방혁신 4.0’을 통해 인공지능(AI)에 기반한 무인체계로 전환키로 했다. 병사와 로봇이 함께 작전을 수행하는 식으로 바뀌는 것이다. 전쟁의 양상이 유무인 복합 전투형태로 진화한 점도 있지만, 병력 감소에 대비하려는 측면이 크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국장은 “잠수함 1대에 무인잠수정이 몇 대 따라붙는 식의 유무인 복합체계가 된다면 병력 감소를 보완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런 유무인 복합체계를 고도화시키기 위한 정부의 대대적인 투자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국민건강·생계에도 직접적 위협


국가 안전망에는 국토방위뿐 아니라 건강·생계 유지의 마지막 보루인 사회보장제도도 포함된다. 특히 건강보험과 국민연금이 저출산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저출산으로 인해 이들 기금의 고갈 속도가 빨라지면서 제도의 근간이 흔들리는 중이다. ‘돈을 내는 사람’보다 ‘돈을 받는 사람’이 많아진 탓에 기금이 고갈되고 있다. 돈을 내는 젊은 세대가 줄어드는 ‘저출산’에 돈을 받는 나이 든 세대가 늘어나는 ‘고령화’가 더해지면서 기금은 조만간 바닥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2018년 4차 국민연금 재정추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을 현행(보험료율 9%·소득대체율 40%)대로 유지할 경우 기금은 2042년 적자로 전환되고 2057년 고갈된다. 정부가 27일 발표할 5차 재정추계에서는 4차 때보다 심해진 저출산·고령화에 따라 기금 고갈 시점이 1~3년 앞당겨질 전망이다.

건강보험은 더 심각하다. 보건복지부 등에 따르면 지난해 1조원 흑자를 낸 건강보험기금은 올해 1조4000억원의 적자를 낸 뒤 매년 적자 폭을 키우다가 5년 뒤인 2028년 마이너스(-) 6조4000억원으로 완전히 소진될 것으로 예측됐다.

지금의 인구 구조에서 기금 고갈 문제를 해결하려면 젊은 세대가 내는 액수를 높이는 수밖에 없다. 하지만 반발 여론이 클 것이 분명해 이 같은 국민연금 개혁을 시행하기 위해선 국민적 공감대를 최대한 넓혀야 한다.

경제 체질도 약화돼 성장 둔화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인구 감소는 사회 안전망뿐 아니라 경제 체질도 약화시킨다. 한 나라의 경제 성장을 이끄는 주요 자원인 생산인구가 제대로 뒷받침되지 않으면서 성장 잠재력을 갉아먹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15~64세 생산연령인구는 2011~2020년 사이 117만명 증가했으나, 2021~2030년 사이엔 357만명 줄고 2031~2040년엔 529만명 감소할 것으로 관측된다. 전체 인구에서 생산연령인구가 차지하는 비중도 2020년 72.1%에서 2050년 51.1%로 줄어들 전망이다. 전체 인구 중 절반만 생산 활동을 하게 되는 것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지난해 11월 ‘장기 경제성장률 전망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이런 인구구조 변화로 인해 우리나라 성장률이 2031~2040년 1.3%를 기록하고, 2041년 0.97%로 0%대에 진입할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을 내놨다.

현재로선 저출산·고령화 흐름을 뒤바꿔놓을 획기적인 방안은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 출산장려금 같은 경제적 지원은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했고, 결혼과 출산에 대한 청년층의 가치관은 억지로 바꾼다고 바꿔지지 않는다.

일각에선 정년을 연장해 일하는 사람을 늘리고 이들의 생산성을 높여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조영태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정년 연장 시 나이 든 사람들의 생산성이 떨어지지 않도록 재교육을 하고, 이들이 안전한 산업 현장에서 일할 수 있도록 점검해주는 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영선 신용일 기자 ys8584@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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