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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태원의 메디컬 인사이드] 판 커진 차기 서울대병원장 선출, 누가?


해를 넘겨 반년 넘게 지체됐던 차기 서울대병원장 선출 작업이 다시 시작됐다. 병원 이사회는 지난 18일 홈페이지 등을 통해 25일부터 31일까지 후보를 공모한다고 알렸다. 많이 늦었지만 이제라도 속도감 있게 진행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공공의료, 중증·필수의료, 의대 정원 확대 등 보건의료 현안이 산적한 상황에서도 윤석열 대통령은 숙제 해결을 이끌 부처 장관이나 기관장 인사에 하세월이었다. 보건복지부 장관은 두 차례 낙마 사태를 겪으며 정부 출범 5개월 만에 지각 임명됐다. 임기를 다한 몇몇 국립대병원장 임명도 관할 부처인 교육부 장관의 늦은 인선과 맞물려 차일피일 미뤄져 왔다.

이런 이유로 대통령이 보건의료에 크게 관심 없는 것 아니냐는 얘기까지 흘러나왔다. 부산대병원장은 공석 10개월 만인 최근에야 임명됐다. 동시에 서울대병원장 선임에 허겁지겁 나서는 모양새다.

차기 서울대병원장에 세간의 관심이 쏠리는 것은 차관급 예우를 받는 국가 중앙병원의 수장을 뽑는 데다 사상 유례없는 일까지 벌어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8월 정식 공모를 거쳐 최종 원장 후보로 추천된 2명의 교수는 대통령으로부터 퇴짜를 맞았다. 지금까지 이사회의 서면·면접 절차를 통과해 올라간 후보 2인의 순위가 바뀌어 임명된 경우는 있었지만 둘 다 낙점을 받지 못한 적은 없었다. 대통령이 추천된 2명 모두 마음에 들어 하지 않았다는 후문이 돌면서 병원 구성원들의 술렁임과 혼란이 한동안 이어졌다.

외부에서 의아한 시선을 보내는 것도 당연하다. 그간 개인적 친분이나 인연을 중시하는 대통령 인사 스타일을 능히 봐온 터라 의료계에서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앞서 지난달 서울대병원 감사 자리에 퇴직한 검찰 수사관 출신이 임명돼 논란이 된 바 있다.

여하튼 다시 판이 깔린 서울대병원장 재공모에 누가 나올지가 최대 관심사다. 5명이 응모했던 지난해보다는 판이 더 커질 것은 확실하다. 현재 자천타천으로 8~10명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지난번 공모에 나섰다 고배를 마셨던 3명의 교수는 재도전할 것이란 관측이 많다. 아울러 새롭게 출사표를 던질 인물들에 관심이 모아진다. 과거 병원장 선거에 나선 경험이 있거나 새로 도전장을 내미는 뉴페이스들도 있다.

대통령 의중이 확인된 이상, 병원 안팎의 이목은 아무래도 대통령과 인연이 있거나 현 정부의 일을 맡고 있는 등 직간접적 연관성이 있는 인사들의 출마 여부에 쏠릴 수밖에 없다. 현재 대통령과의 학연 등으로 언론에 병원장 도전 가능성이 거론된 바 있는 교수들은 3명이 있다. 실제 그중 한 인사는 통화에서 “작금의 혼란을 정리하고 위기의 조직을 정비하겠다”며 출마의 뜻을 밝혔다.

이와 관련해 병원 주변에선 내정설마저 돌고 있다. 확인되지는 않았지만 사실이라면 큰일이다. 서울대병원은 과거 박근혜정부에서 대통령 주치의 출신이 갑자기 병원장 선출에 뛰어들어 최종 임명됨으로써 낙하산이란 비판을 받았고, 이후 국정농단 사건 등에 관여돼 국가 최고 병원의 위상이 땅에 떨어지고 국민 신뢰를 잃었던 뼈아픈 경험이 있다. 그때의 생채기는 아직도 남아 있다.

얼마 전 한국생산성본부의 2022 국가고객만족도(NCSI) 조사에서 서울대병원은 전체 9위를 차지했다. 낮은 등수라고는 할 수 없지만 1~4위에 오른 다른 ‘빅5’ 병원들에 비하면 처지는 성과여서 자존심을 구겼다.

신임 병원장은 권력과의 코드보다는 이처럼 실추된 국가 중앙병원의 권위와 신뢰를 되찾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미래 의료의 비전을 선도적으로 제시할 수 있는 인물이 돼야 마땅하다. 대통령이 강조하는 공정과 상식이 지켜지고 내부 구성원은 물론 외부에서도 수긍하는 서울대병원의 새 수장이 임명되길 기대한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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