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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인할 길 막힌 ‘악성 임대인’ 정보… 세입자들, 속수무책으로 당해

작년 9월 명단공개 추진했지만 무산

국민일보DB

‘빌라왕’들이 돈 한 푼 들이지 않고 주택을 사들일 수 있었던 건 임대사업자 혜택을 열어준 정부 정책의 영향이 컸다. ‘악성 임대인’ 정보도 깜깜이로 관리돼 세입자들이 스스로 피해를 예방할 수 있는 방법도 없었다.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빌라왕들이 ‘무자본 투기’에 적극적으로 나선 건 2017년 8·2 부동산대책 영향이 컸다. 당시 정부는 다주택자를 임대사업자로 등록해 세제 감면 혜택을 줬다. 하지만 빌라왕들은 이를 ‘세입자만 구할 수 있다면 주택 수를 무한정 늘릴 수 있다’는 신호로 받아들였다. 전세난이 가중되던 시기였기 때문에 비싼 전세보증금을 낼 임차인을 찾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빌라왕에게 걸려든 세입자들은 계약 체결 전 등기부등본을 확인하며 피해를 예방하려 했지만, 정작 집주인에 대한 정보는 제공받지 못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수백 채의 주택을 보유하면서 보증금 미반환 사고를 낸 ‘악성 임대인’ 명단을 관리하고 있었지만, 정작 내 집 주인과 일치하는지는 알 수 없었다. 또 정상적인 임대인을 만났더라도 중간에 소유주가 바뀌면서 한순간에 ‘빌라왕’으로 집주인이 바뀌는 일도 허다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9월 뒤늦게 악성 임대인 명단 공개를 추진했지만, 개인정보 보호 등의 이유로 명단 공개는 무산됐다.

정부는 뒤늦게 전세사기 엄정 대응 방침을 밝혔다. 올해부터는 임차인이 임대인의 동의 없이도 미납국세를 열람할 수 있도록 법이 개정된다. 또 법무부는 지난 18일 국토부와 꾸린 전세사기 태스크포스를 통해 임대인이 사망한 때도 임차권 등기를 바로 신청할 수 있도록 법을 개정키로 했다.

김용현 기자 fac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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