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외화벌이 北 노동자 9명, 작년 11월 국내 입국

국경봉쇄 3년째 귀국 못해 생활고
‘우크라전 동요’ 군인 2명도 포함

2019년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시내에서 주택 리모델링 작업에 투입된 북한 노동자 모습. 강동완 동아대 교수 제공

외화벌이 목적으로 러시아 극동지역에 파견됐던 북한 노동자 9명이 지난해 11월 국내에 입국한 사실이 25일 확인됐다. 이들 중 대다수는 개별적으로 한국에 들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입국한 탈북자 9명 중에는 역시 외화벌이 목적으로 러시아에서 일하고 있던 20대 북한 현역 군인 2명도 포함됐다. 북한 군인 2명의 탈북에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여파가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전쟁 지역으로 파병될 수 있다는 공포심이 컸다고 한다.

다른 7명의 탈북자들은 코로나19로 인한 북한의 국경 봉쇄로 귀국하지 못하는 상황이 3년째 이어지는 상황에서 북한 당국의 충성자금 요구 압박과 오랜 시간 누적된 생활고 끝에 한국행을 결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당국자와 대북 소식통 등에 따르면 탈북자 9명은 모두 남성이고, 연령은 20~50대로 파악됐다. 이들은 국가정보원 조사 이후 현재 북한이탈주민정착지원사무소(하나원)에서 교육을 받고 있다. 정부 당국자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지난해 11월 한국에 입국한 북한 노동자 9명 전부가 러시아에서부터 같이 움직인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북한 군인 2명은 탈북 과정에서 “러시아로 파견된 북한 군인 10명 중 7명은 한국행을 희망할 정도”라고 말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매우 낮은 계급의 군인이던 이들은 러시아 현지 아파트나 건물 리모델링 현장에서 인부로 근무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민간인 탈북자들 대부분은 러시아 건설 현장에서 근무하면서도 숙박을 해결할 주거지가 따로 없어 건설 현장에서 숙식을 해결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2017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채택한 대북 제재 결의안에 따라 모든 유엔 회원국은 북한 노동자를 2019년 12월 22일까지 북한으로 되돌려 보내야 했지만, 북한 당국이 코로나19 차단을 위해 국경을 봉쇄하면서 파견 노동자들은 북한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상황이 됐다.

현지 사정에 정통한 대북 소식통은 “항공과 육로가 모두 끊긴 데다 파견 노동자들의 생활고도 누적됐다”며 “(이번 탈북자들은) 국경 봉쇄 이후 3년째 제대로 된 일을 할 수 없는 불법 체류자 신분이었다”고 설명했다.

앞서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지난해 10월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러시아로 파견된 북한 노동자들이 전쟁이 치열한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으로 보내질 수 있다는 소식에 대거 도주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신용일 기자 mrmonste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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